[신간]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굵게 만 김밥이란 정말 참 훌륭하다. 여러 가지 재료들이 모두 한 이불을 덮고 있는 것 같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 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자들은 김밥 양끝의 내용물이 다 튀어나온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어째서일까?"(본문중에서)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체중계와 브래지어에게 연민을 표하는가 하면, 아내가 땅콩·감씨과자에서 땅콩만 골라먹는다며 일부일처제를 한탄하기도 한다. 또 여행 중 겪은 다종다양한 실수담을 수줍은 듯 털어놓는 등 천진난만하면서도 가끔은 도발적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솔직한 단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패션 잡지 '앙앙'에 연재해온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의 단행본이다. 연재의 처음 50편을 묶은 것으로 패션지 특유의 트렌디하고 패셔너블한 감각을 자랑한다.
이 책은 경쾌한 리듬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식 해피 라이프를 전한다. 늘 완벽해 보이기만 하던 세계적인 작가가 수줍은 듯 털어 놓는 '헐렁한' 일상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전 세계 45개 이상의 언어로 50개가 넘는 작품이 번역 출간된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작가다. 2009년 '1Q84'로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개성적인 문체가 살아 있는 에세이 역시 소설 못지않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비채. 1만3000원. 216쪽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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