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미약 자기장 신개념 제시

미약한 지구표면 자기장으로 정보신호 발생 기술
김상국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유영상 박사팀

스핀소용돌이 모식도. © News1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내에 위치한 자기 투과 X선 현미경. © News1

원숭이가 자기보다 100배 이상 무거운 코끼리가 탄 그네를 밀 수 있을까. 자연에서 흔히 일어나는 공명현상을 이용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내 연구진이 작은 나침반을 움직이는 정도의 극히 미약한 지구표면의 지자기장 세기로도 스핀소용돌이 회전운동의 진폭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알아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공명현상을 이용해 한번 충전하면 오래가는 저전력, 고효율의 스핀정보소자로의 응용가능성도 제가된다.

공명현상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진동자는 고유 진동수를 가지는데 외부에서 고유진동수에 해당하는 신호를 가하면 적은 힘으로도 큰 진폭의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현상이다.

스핀소용돌이는 마이크론 크기 이하의 자성체에서 나타나는 스핀의 특이적인 배열로 태풍의 소용돌이 형상을 닮았다.

이번 연구는 김상국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유영상 박사, 한동수 연구원 및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피터박사와 함께 수행했다.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CMOS(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방식의 기존 반도체 소자는 집적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전하 누수나 과도한 열이 발생한다.

그 대안으로 열적 안정성이 높고 반영구적으로 정보를 기록하고 전달할 수 있는 스핀을 매개로 하는 신개념의 정보처리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나노자성체에서 개개의 스핀들이 만들어내는 특이배열인 스핀소용돌이 구조의 회전운동을 이용한 스핀정보소자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스핀소용돌이 회전운동을 이용한 정보신호 발생 및 처리를 위해서는 저전력으로 충분히 큰 정보신호를 발생시키고 증폭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결맞은 자기펄스를 주기적으로 가해 공명현상을 일으킴으로써 매우 적은 전력으로 스핀소용돌이 핵의 회전운동을 자극하고 신호를 증폭시킬 수 있음을 규명해냈다. 결맞은 자기펄스는 서로 다른 자기펄스 간에 일정한 위상차를 갖는 연속적 펄스를 말한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나노점(nano dot)에 수 Oe 크기(극히 미약한 지자기 세기인 0.5 Oe)의 자기장 펄스를 주기적으로 가해 스핀소용돌이 회전운동의 진폭이 증가되는 조건을 찾아냈다.

지자기는 지구로부터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지표에서는 약 0.5 Oe에 불과하나 나침반이 이에 따라 배열한다. 1만 Oe가 1테슬라에 해당한다.

X-선 현미경을 이용해 유도된 스핀소용돌이를 직접 관찰한 결과 스핀소용돌이 핵의 회전운동(수백㎒~1㎓) 진폭이 약 4배 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를 응용하면 저전력으로 고효율의 정보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10년 이상 스핀소용돌이 동역학 기초연구에만 주력할 수 있었다”며 “그 결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성과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k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