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뭉쳐도 모자랄판에…게임업계 '사분오열'

게임산업협회는 요즘 시쳇말로 '멘붕'(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태를 일컫는 은어)상태다. 게임빌, 썬데이토즈 등 15개 모바일사들이 카카오를 회장사로 그들만의 협회를 따로 만들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남경필 신임 협회장 출범기의 '허니문 시즌'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새 협회장이 취임한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협회가 둘로, 사분오열 쪼개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주무부처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게임업계 대표들이 첫 만남을 가진 후 불과 일주일만의 일이다. 이미 미래창조과학부와 '스마트모바일서비스협회'등록 및 출범준비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얄미울 정도로 시의적절한(?) 타이밍이다.

이들은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은 그 성격이 다르지만 정부 및 정치권이 이 게임들을 하나로 묶어 규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온라인 게임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게 불쾌하다는 뜻이다.

실제 모바일 게임업계로서는 온라인 게임 중심의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좋은 기회로 생각할 만하다. "게임산업협회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정작 이런 의견을 협회에 전달할 만큼 힘있는 모바일 게임사가 없었다"는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일에는 뭐든지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 우선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 게임업계는 지금 외산 게임의 쏠림현상과 정부의 규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일부 게임사들은 한계상황에 처해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 게임사들이 온라인 게임과 담을 쌓는 데 더 열심인 것은 꼴사나운 일이다.

곧 간판을 바꿔달겠다지만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이 동업자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현재의 흐름은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를 공략할 수 있는 유·무선 멀티플랫폼 게임이 대세인 추세다. 정보통신기술 융합 기반의 창조경제 생태계 구축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어긋난다.

특히 '동업자 정신'은 사정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 동업자인 모바일 게임사들조차 내부에서 온라인 게임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불편해 하면 게임계는 더이상 제 목소리를 낼 명분이 없다.

한 개를 둘로 나누면 반 조각 두개라는 것은 유치원생도 다 안다. 멀쩡한 협회 하나를 둘로 쪼개면 둘 다 못쓰는 법이다.

jan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