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고추장 사업은 소상공인만"…대기업 진출 5년간 제한

중기부, 간장·고추장 장류 '생계형 적합업종' 재지정
소상공인으로부터 납품받는 OEM은 무제한 허용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고추장을 고르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된장과 고추장 등 장류 제조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재지정됐다. 이에 따라 대기업 등은 앞으로 5년간 이 분야 사업의 인수나 개시·확장을 할 수 없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날 장류(간장·된장·고추장·청국장) 제조업 4개 업종의 생계형 적합업종 재지정 심의를 위해 민간 위원들로 구성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위원회는 소상공인의 영세성과 안정적 보호 필요성을 고려하는 한편, 산업 경쟁력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도 균형감 있게 검토하여 4개 업종에 대해 재지정하기로 의결하였다.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는 2018년 제정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장을 목적으로 시행 중이다. 제도에 따라 대기업 등은 생계형 적합업종과 관련하여 5년간 사업의 인수‧개시 또는 확장을 원칙적으로 할 수 없다.

위원회는 규제대상 품목과 범위를 기존 지정시와 동일하게 소상공인들이 주로 영위하는 대용량(8ℓ·㎏ 이상) 제품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케이(K)-푸드의 수요 증가로 전통 장류 및 각종 양념소스 등의 소스류 수출액이 늘어나는 추세라 산업경쟁력 차원에서 소스류, 혼합장 등 신제품 개발과 해외 수출 등에 대해서는 규제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국내 시장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은 확대되고 있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되, 주요 대기업이 높은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소매시장은 소상공인들의 진입·확장이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

대기업을 규제하는 방식은 대폭 개편한다.

대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출하허용량의 총량 범위 내 생산방식 전환을 허용해 규제를 일부 완화한다.

소상공인의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 필요성에 다수의 대기업들 또한 공감해 규제대상 제품의 출하허용량을 10% 가량 하향 조정한다.

소상공인에게 납품받는 OEM 물량은 제한없이 허용하는 새로운 예외 규정을 도입한다.

청국장 제조업은 대기업이 주로 영위하는 낫토를 규제대상에서 제외하고 대기업이 중소·소상공인으로부터 납품받는 OEM 물량에 대해 제한없이 생산·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기존 규제 방식을 유지한다.

간장·된장·고추장·청국장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기간은 2월 1일부터 2030년 1월 31일까지 5년이다.

김우순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관은 "위원회 결정을 존중하며, 새로운 출하량 규제방식을 다른 생계형 적합업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 하겠다"라며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