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승부수'…효성重 "美에 2300억 투자, 미국내 1위 생산능력"

멤피스 공장 생산 능력 50% 이상 확대…AI '적시 대비 체계 구축'
조현준 "글로벌 넘버원 토털 설루션 프로바이더 입지 확고히"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제공 = 효성)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효성중공업(298040)이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미국 내 최대 규모로 증설한다.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시 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주문에 따른 조치다.

효성중공업은 18일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1억 5700만 달러(2300억 원)를 투자해 2028년까지 초고압변압기 생산 능력을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곳이다. 765kV 초고압변압기는 기존 345kV나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설계 및 생산 난도가 높은 전력기기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면서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해 왔다.

최근 미국의 노후 전력 설비 교체 수요가 늘고 AI 확산에 따른 전력망 확충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대규모 증설을 통해 설비의 '적기 공급 요구'를 충족시켜 미국 시장 내 공급망 주도권도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추가 증설이 완료되면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2020년 멤피스 공장 인수부터 이번 추가 증설까지 총 3차례에 걸쳐 3억 달러(44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게 됐다.

또한 이번 투자를 통해 효성중공업은 기술 경쟁력과 현지 생산·공급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전력기기 '빅4'의 위상을 견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의 대규모 투자는 조 회장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조 회장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향후 전력 인프라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판단, 지난 2020년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당시 여러 리스크가 있다는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전력시장의 미래 성장성과 멤피스 공장의 넓은 부지 활용성을 고려, 현지 생산기지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인수를 추진했다.

조 회장은 "이번 증설을 통한 북미 시장에서의 위상을 기반으로 글로벌 넘버원(No.1) 토털 설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소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산업 재편을 이끌 전력 인프라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조 회장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전력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에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을 비롯해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등 실리콘밸리의 여러 IT전문가, 에너지 업계 리더들을 만나 에너지 산업 변화와 사업 협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누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는 올해 세 차례나 만났고 빌 리 테네시 주지사와도 만나 멤피스공장을 북미 전력산업의 핵심 기지로 만드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로부터도 스타게이트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참여를 제안받고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