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간재 교역 비중, G7보다 높아…中 집중 줄고, 반도체 비중 커져

중간재 수출입 모두 G7 국가보다 많아…"무역갈등 취약"
5년간 수출 中 줄고, 美 늘어…대미직접투자 확대 영향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2025.8.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한국의 중간재 교역 비중이 모든 G7 국가보다 높아 다른 국가의 소재·부품 수출 통제, 3국 간 무역 분쟁 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적어져 국가집중도는 낮아졌지만, 반도체 등 특정 품목 집중도는 높아졌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발표한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입 집중도 국제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 수출과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7.6%, 50.5%로 분석됐다.

중간재 수출과 수입 비중은 모든 G7 국가보다 높았다. 특히 중간재 수출 비중은 G7 국가 중 가장 높은 영국(57.1%)보다 10% 포인트(p) 높았다. 이는 한국이 소재, 부품 등을 수입해 반도체, 이차전지, 석유제품 등 중간재로 가공 후 수출하는 산업에 특화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G7 국가들은 자동차(독일, 일본), 항공기(프랑스), 의약품(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최종재와 석유(미국, 캐나다) 같은 1차산품 수출이 주력이라는 점도 우리 중간재 수출입 비중이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수출 상위 3개 품목인 반도체(10.5%), 프로세서와 컨트롤러(5.3%), 석유제품(5.1%) 모두 중간재이지만,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상위 3개 품목 모두 최종재였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우리 중간재 수출 국가집중도(1164p→1007p)와 수입 국가집중도(1149p→1126p) 모두 하락했다.

중간재 수출국별 비중은 중국(23.7%), 미국(14.2%) 순으로 나타났다. 5년간 중국 수출 비중은 4.6%p 감소했지만, 미국 비중은 3.6%p 증가했다.

중간재 수출에서 미국 비중이 증가한 주된 이유는 대미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면서 현지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를 한국에서 상당 부분 조달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간재 수입국별 비중은 중국(27.7%), 일본(10.1%), 미국(9.7%) 순으로 나타났다. 5년간 중국은 0.3%p 증가했고, 일본과 미국은 각각 2.8%p, 1.2%p 감소했다.

우리 중간재 수입 품목별 비중은 프로세서와 컨트롤러(10.2%), 천연가스(9.2%), 메모리(6.3%) 등으로, 프로세서·컨트롤러 수입 비중은 3.9%p 증가했다.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중간재 교역 의존도가 높아 다른 국가의 핵심 소재·부품 수출 통제나 제3국 간 무역 분쟁 발생 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우리가 생산 차질을 겪을 위험이 더 높다며 "수출 감소, 국내 생산 차질 등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수출시장·수입선 다변화, 기술 역량·국내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한 대책들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