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노령견 엉덩이에 생긴 '혹', 알고 보니…생명 위협하는 탈장

계양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회음부 탈장 증례
중년 이상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에서 빈발해

회음부 탈장은 항문 옆에 생긴 혹처럼 보여 단순 피하종양이나 부종으로 오해하기 쉽다(왼쪽 클립아트코리아,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노령견에게 흔히 나타나는 회음부 탈장(Perineal Hernia)은 항문 옆 근육이 약해지면서 장기나 지방이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마치 혹처럼 보여 단순 피하종양이나 일시적 부종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방치 시 배변·배뇨 장애뿐 아니라 생명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인천 계양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SKY동물메디컬센터)에서는 방광 탈장과 신우 확장이 동반된 12살 요크셔테리어에게 수술을 시행해 건강을 회복시켰다.

혹처럼 오해하기 쉬운 회음부 탈장은 중년 이상의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에서 빈발하는 질환이다(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14일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해당 환자(환견)는 설사와 점액 변, 잦은 배뇨 및 경증의 배뇨 곤란 증상을 보여 내원했다. 신체검사와 영상진단 결과 양측 회음부 탈장 및 방광 탈장이 확인됐다. 또한 신우와 요관이 확장돼 비뇨기계 기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병원 측은 CT(컴퓨터 단층촬영)를 통한 정밀 진단 후 방광고정술, 결장고정술, 회음부 탈장 교정술을 복합적으로 진행했다.

CT 검사에서 방광 탈장이 확인된 모습(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특히 해당 환자는 체중이 1.7㎏에 불과해 수술이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체형에 맞춰 이식물 없이 근육 봉합 방식으로 탈장 부위를 교정했다.

다행히 수술 후 초음파 검사에서는 신우와 요관의 확장이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배변 및 배뇨 기능도 정상적으로 돌아와 퇴원할 수 있었다.

퇴원 후 진행된 추적 진료에서도 봉합 부위 양호, 배변·배뇨 기능 안정적 유지 등 양호한 경과를 보였다.

탈장 수술 후 정상적으로 회복된 모습. 초음파 검사 결과 확장된 신우와 요관도 정상 범위 내로 확인됐다(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제공). ⓒ 뉴스1

윤수영 계양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진료과장은 "회음부 탈장은 항문 옆에 혹처럼 보여 보호자들이 단순 피하종양이나 일시적 부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방치하면 방광이나 직장이 탈장돼 장기 괴사, 배뇨 장애, 전신 컨디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년 이상의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에서 빈발하는 질환"이라며 "탈장 위치와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관련 장기 기능까지 함께 평가하는 것이 안전하고 재발률을 낮추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계양SKY동물메디컬센터는 서울대 수의대 출신 전공의 분과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내과·외과·영상의학과 전문 의료진이 대학병원급 장비를 통해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 치료를 진행한다. [해피펫]

윤수영 계양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진료과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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