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케이지 아니라 전용좌석…눈치 안보이는 반려견 전용 항공기 떴다
국내 최초 반려견 동반 전세기, 김포~제주 운항…사람처럼 티켓끊고 탑승
국내 유일의 프로펠러 소형기…좌석 넓지만 소음 커 예민한 반려견은 유의
- 금준혁 기자
(제주=뉴스1) 금준혁 기자 = "두시 이십오분 출발하는 하이에어 4H1611편 탑승을 시작합니다. 탑승객 여러분께서는 반려견 여권과 반려견 탑승권을 준비해주시길 바랍니다."
말그대로 개(犬)판이 벌어졌다. 김포공항 13번 게이트 앞, 말티즈·비숑·푸들 등 20마리의 '댕댕이'들이 탑승구 앞으로 모이자 공항이 시끌벅적해졌다. 이내 반려견들도 여권에 출국도장을 쾅 찍고 전세기에 올라탔다.
지난 16일과 18일 김포와 제주도를 오간 '댕댕이 제주 전세기'를 반려견 설이(12)와 직접 탑승해봤다. 댕댕이 제주 전세기는 반려동물 여행 플랫폼 반려생활이 기획하고 소형 항공사 하이에어, 한국관광공사가 참여한 국내 최초 반려견 동반 전세기다.
핵심은 기존 항공기와 달리 보호자와 반려견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는 반려견의 수와 사이즈는 제한돼 있다. 전세기는 이를 20마리로 늘렸고 케이지와 반려동물을 합한 무게의 제한을 최대 10㎏으로 늘렸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김포공항 하이에어 카운터에 도착하자마자 애완동물 운송 서약서를 작성했다. 항공사 공통의 서약서로 △검역에 필요한 서류가 있다 △종류가 강아지, 고양이, 새 중 하나다 △생후 8주 이상이다 △안정제를 수여한 상태가 아니다 등 8개의 항목이 있다.
공항 내 이동과 비행기 내에서는 항공사에서 지정한 사이즈의 케이지가 필수다. 국가 반려동물 등록이 돼 있어야 하며 5차 예방접종과 광견병 접종도 해야 한다. 반려견들은 생후 6주정도부터 사람처럼 기초 예방접종을 진행하는데 다섯번을 기본으로 본다.
이외에는 똑같은 절차를 밟는다. 사람처럼 보안검색대도 통과해야 하는데 하네스나 의류 등을 벗고 보호자가 반려견을 안은 채로 검색대를 지나간다. 사람처럼 금속탐지기도 쓰윽 훑는다.
반려견도 좌석을 받고 엄연한 승객으로 탑승하기 때문에 별도의 티켓을 받는다. 반려견의 이름과 개(DOG)를 뜻하는 D가 새겨져 있다. 비즈니스클래스나 퍼스트클래스처럼 키트도 받는데 반려견 여권이 포함돼 있다.
하이에어의 소형기는 탑승교와 바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25인승의 개조버스를 타고 5분정도 거리의 탑승장까지 이동해야 한다.
국내에서 프로펠러 항공기를 운영하는 유일한 항공사다보니 인증샷을 찍는 보호자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곳곳에서 사진을 찍기 바빴다
반려견은 전용시트가 마련된 창가좌석에 앉는다. 배변패드와 하네스에 연결할 수 있는 안전고리도 있다. 기존 75석의 비행기를 50석으로 개조한 만큼 레그룸이 국내에서 가장 넓다. 애견용품이 담긴 가방과 케이지를 내려놓아도 다리를 넉넉히 뻗을 수 있을 정도다.
아무래도 프로펠러가 돌다보니 소음이 크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기존 비행기와 달리 평소 목소리로는 대화가 어려울 수준이다.
반려견마다 성격이 다르다지만 비행기를 처음 타봤다면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이륙 과정에서 특히 큰 편이고 곳곳에서 낑낑대는 소리가 들렸다. 고도가 안정권에 접어들어도 비행기 소리가 작은 편은 아니다.
함께 탄 설이는 노견이고 평소에도 겁이 많은 편으로 비행 내내 무릎에 앉아서 갔다. 이륙을 위해 프로펠러가 거세게 돌자 정상범위를 벗어난 소리를 들을 때면 보이는 고개 갸우뚱거리기를 반복했고 기체가 공중에 뜨자 어깨에 매달려 고개를 파묻었다.
다행히도 기존 비행기였다면 케이지 안에 있는 채로 바닥에 있어야 한다면 전세기에서는 보호자 무릎에 앉아도 된다. 반려견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퍼스트클래스다.
착륙은 오히려 일반 비행기보다 안정적이다. 기체 사이즈가 흔히 생각하는 국내선 비행기의 반정도인데 랜딩기어가 땅에 닿고 속력을 줄이는 과정도 진동이 덜했다. 이륙에 불편함을 느꼈던 설이나 다른 반려견들도 착륙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소수가 탄 전세기다보니 수하물을 찾는 과정이 빠르다. 오후 4시15분에 착륙한 비행기의 수하물을 10분뒤에 바로 찾았다. 전용버스로 5분가량 이동한 점을 포함하면 5분만에 짐을 찾은 것이다.
반려견 보호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장점이다. 원하는 장소가 없다면 배변을 참는 반려견 특성상 빠른 시간 내에 실외에 가서 배변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기의 가장 큰 매력은 탑승자끼리 서로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의 입장에서 타인의 이해를 구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에게는 이름으로 불리는 반려견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짐승일 뿐이다. 짖기라도 하면 따가운 눈총을 받기 일쑤다.
반려견에게도 처음은 어렵다. 설이는 김포에서 제주로 향했던 첫비행과 달리 김포를 향한 두번째 비행에서는 마치 여러번 비행을 해봤던 사람처럼 '꿀잠'을 자며 갔다. 반려견에게 이러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점, 댕댕이 전세기의 대체불가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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