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한국식 창조경제가 필요하다
[뉴스1 창사2주년 기획] 창조경제 로드맵을 짜자
교육과정 개편통해 '우리식 창조경제' 서둘러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다음날인 지난 1일, 호텔에 배달된 현지 신문의 헤드라인에서 '전날 이스라엘공군이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폭격했다'는 뉴스를 전했다. 가자지구는 텔아비브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이면 닿는 곳이다.
더 놀라운 건, 텔아비브 시내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너무나 평온한 일상이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날 아침 기자를 찾아온 가이드는 하마스 폭격 소식 자체를 알지 못했다. 가이드는 '그게 이곳의 일상'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특수 국가'다. 주요 지역에서는 탄창 1개가 아니라 2~3개를 테이프로 둘둘 말아 자동화기에 실탄을 삽탄한 채 경계를 서는 보안요원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의 창시자 이름을 따 만든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외국으로 향할 땐 상상도 못할 검색을 각오해야 한다. 이스라엘을 둘러싼 사방이 모두 적성국가인 탓이다.
통상적인 X-레이 검사기를 믿지 못해 승객들의 짐을 전수조사하며 미세 폭발물 탐지기까지 동원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와는 비교도 안되는 '안보 스트레스'가 이스라엘 전역에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창조경제의 선진 모델로 '이스라엘 배우기'가 한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이러한 이스라엘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하면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까지 이른다. 이스라엘에는 없는 게 우리에게는 분명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트업 기반여건이 잘 갖춰진 이스라엘의 장점은 우리 것으로 만들면 된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을 6박7일간 방문하고 돌아온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박철영 상무는 "이스라엘 정부 사람들을 만나보면 기업하다 온 사람이 많았다"며 "기업과 정부가 리소스를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 시스템이 정말 부러웠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또 "이스라엘에서 벤처를 만들어 놓으면 잘 팔린다. 잘 팔리는 시장을 만들어 놓으면, 사업하다 실패해도 동기부여가 된다"며 "우리도 벤처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지에서 만난 김일수 주이스라엘 한국대사는 "우리나라의 아이러브스쿨도 사실 페이스북의 원조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창업 단계에서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이스라엘 창업 문화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최근 한국의 창조경제 열풍을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다양한 창업정보 수집활동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텔아비브대학에 연 6개월 창업코스도 대사관이 지원했다. 이스라엘 기업의 창업성공 케이스스터디도 준비중이다.
김 대사는 또 "정부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창업단계에서부터 실사가 이뤄지는데, 실사 요원들도 사업을 해본 사람들 중 선발된다"며 "자기의 명성에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실사 요원 자체가 되기 위한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인맥에 의한 벤처투자가 비리 게이트로 번져 결국 쓴 맛을 봐야했던 우리나라에 타산지석이 되는 말이다.
이샤이 야페 히브리대 경영대학장은 삼성이나 현대차, LG 등 '한국 대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야페 교수는 특이하게 한국과 일본의 재벌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야페 교수는 "모든 나라에 이스라엘의 창조경제 시스템이 맞을지는 모르겠다"며 "한국도 한국시스템에 맞게 재벌들이 창업 기업을 도와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어떨까한다"고 말했다.
야페 교수는 또 "히브리대처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 동시에 경영학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해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이종 학문을 겪으면서 융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한국 실정에 맞게 교육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argu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편집자주 ...<뉴스1>이 창사 2주년을 맞아 '창조경제, 로드맵을 짜자'라는 특별기획을 시작합니다. 이스라엘, 독일, 미국 등 창조경제 선진현장을 찾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