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대 과징금 맞을까…'개인정보 유출' 쿠팡, 오늘 운명의 날
개보위 전체회의…'3370만' 역대 최대 유출 과징금 폭탄일까
2차 피해 없고 민감 정보 아냐…한미 통상 마찰 우려도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난해 말 발생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과징금 수위가 이르면 10일 결정된다.
국내 기업 역사상 가장 많은 유출 규모인 만큼 '역대급 과징금 폭탄'이 떨어질지, 아니면 정보의 민감성과 사후 수습 노력을 감안한 '조율된 처분'이 나올지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개인정보보휘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과징금 처분 안건을 상정해 심의·의결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말 사고가 촉발된 지 약 6개월 만이다.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의 '내 정보 수정 페이지'에서 성명,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 총 3367만 3817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 규모만 놓고 보면 SK텔레콤 해킹 사건(2324만 명)을 뛰어넘어 국내 사상 최대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유출에 따른 과징금은 직전 3개년 평균 매출의 최대 3%까지 부과할 수 있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의 지난해 매출(49조 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이론상 가능하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이같이 매겨질지는 미지수다. 개인정보 유출 위반 행위와 직접 관련 없는 매출액은 산정 기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쿠팡Inc 전체로 볼지, 국내 매출만으로 볼지도 주요 변수다.
과징금 수위에서 쿠팡 측이 강조해 온 △2차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점 △유출된 정보가 금융·결제정보나 유심 인증키 등 민감 정보가 아닌 점 △유출 후 적극적으로 개인정보 회수에 나선 점 등을 얼마나 인정받을지도 관건이다.
민관합동조사단 역시 2월 발표에서 "공격자의 외부 전송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결제 피해와 2차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타 사건과의 형평성도 변수다. 혈액형·재산·원천징수 내역 등 24종의 개인정보가 털린 결혼정보업체 듀오는 12억 원 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날까지 15개월간 피해자에게 통지조차 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복제폰·금융사기 우려가 제기된 고민감 정보(25종)가 유출됐음에도 사후 수습 노력을 인정받아 최대 과징금(3000억 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1348억 원으로 감경됐다.
쿠팡에 대한 과도한 과징금은 한미 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의회 및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의도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헤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에 비공개 의견 청취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 미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2차 피해 여부와 정보 민감성, 회수 노력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하지 않고 유출 규모만으로 징벌적 과징금을 매긴다면 업계 전반의 투자 위축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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