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캐시미어 니트가 편의점에…'패션' 강화하는 세븐일레븐

15일 '캐시미어 니트' 단독 출시…편의점 업계 최초
편의점 점포 수 포화 상태…패션이 '신성장 동력'

세븐일레븐 매장 외관(세븐일레븐 제공).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세븐일레븐이 편의점업권 최초로 '캐시미어 니트'를 판매한다. 양말·속옷 등 소모성 상품이 대부분인 편의점 의류 카테고리를 '패션' 상품으로 확대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오는 15일부터 프리미엄 소재인 캐시미어를 넣은 '세븐셀렉트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를 한정 수량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편의점업권에서 니트 의류 및 캐시미어 소재 의류를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섬유 상품 품질 표시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혼용률이 5% 이상인 섬유의 경우 '기타'라고 표기하는 대신 실제 섬유명을 명시해야 한다. 해당 상품은 이 규정의 기준을 충족하기에 '캐시미어 니트'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캐시미어라는 고급 소재가 포함됐지만 가격은 3만 2900원으로 일반 니트보다 저렴하다. 적당한 두께감으로 봄·가을·겨울까지 착용할 수 있으며, 무채색 계열인 블랙·그레이 등 2가지 색상으로 판매한다. 사이즈는 총 3가지라 남녀 모두 입을 수 있다.

해당 제품은 세븐일레븐의 패션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패션 PB '세븐셀렉트'를 선보이며 반팔 티셔츠를 첫 상품으로 출시했고, 이후에도 PB 양말·언더웨어 등 상품을 추가로 내놨다.

세븐셀렉트 수피마 티셔츠 2종(세븐일레븐 제공).

이번에 출시하는 '캐시미어 니트'는 세븐셀렉트 제품군을 다양화해 편의점 패션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그동안 편의점에서 판매했던 의류 제품이 티셔츠·양말·속옷 등 '소모성 기본 상품'에 가까웠다면, 캐시미어 니트는 '패션 상품'에 가깝다.

최근 세븐일레븐은 '패션' 카테고리 상품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산리오·토트넘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협업 의류 아이템을 출시했고, 이번 캐시미어 니트를 비롯해 앞으로도 새로운 PB 패션 의류 상품을 매월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인구 대비 점포 수가 현재 포화 상태라는 편의점 업계의 고민과 닿아있다. 점포 수를 더 이상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던 새로운 카테고리 상품 판매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앞으로 '편의점 패션' 시장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해외의 경우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다. 지난 2021년 일본의 훼미리마트가 선보인 PB 상품 '라인 양말'은 지난해 5월까지 2000만 켤레가 팔려 100억 엔(약 960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인기 연예인도 즐겨 신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품절 사태가 벌어지는 등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편의점 의류 PB 상품도 그렇게 될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 측은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20% 올랐다"며 "특히 2030 세대에서 50% 이상의 이용률을 보이는 등 젊은 층에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