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대미 관세 여파 본격화…식품업계 하반기 실적 괜찮을까
2분기에 현지로 선(先)공급…재고 물량 떨어지는 9월 영향 본격화
미국 성수기 4분기부터…관세 여파 제품 가격 인상 여부는 '신중'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난 8월 한국과 미국 간 상호관세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식음료 업계는 본격적인 관세 대응에 나섰다. 9월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실적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식품기업들은 이미 관세협상 결과를 고려해 2분기부터 재고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 7월 주요 수출 품목인 라면 수출액은 1427만 526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줄었다. 인삼류와 소스류도 각각 13.4%, 7.2% 줄었고, 과자류의 경우 1981만 2013달러 수출에 그쳐 전년 대비 25.9% 줄었다.
관세 불확실성을 앞두고 수출 물량을 미리 당긴 결과다. 비교적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이다 보니 상반기 내로 조기 선적을 보냈고, 7월부터 수출 물량을 줄인 것이다.
문제는 9월 이후다. 쌓아놨던 재고량이 떨어지고,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 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 현지 월마트·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관세 충격을 흡수해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었지만, 관세 이전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에는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미국 소비 시장의 성수기는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4분기 시즌이다.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해야 하는 업체들 사이에서는 관세로 인한 가격 조정은 신중한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미주 디저트 공장의 셧다운으로 현지 성장률이 저조했던 CJ제일제당(097950)은 올해 하반기에도 경쟁 제품의 비용 지출을 내다보고 있고, 농심(004370)도 신제품 툼바를 주요 유통 채널에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한 프로모션 비용이 전망된다. 여전히 수요가 견조한 삼양식품(003230)만 올해 미국 시장에서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미국 항소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상고를 허용하면서 관세 정책은 10월까지 유예됐지만,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를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지, 비용 상승분을 수익성을 악화하면서 끌어안을지 미국 현지 시장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성수기를 맞는 하반기에는 디테일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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