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사천피' 갈 때 코스닥 이제 900선 회복…'천스닥' 언제[4000시대]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코스피가 '꿈의 사천피'에 도약할 때 코스닥은 이제 막 900포인트를 회복했다. 반도체와 조선, 방산 등 대형주로 투자심리가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대형주가 주도주가 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이날 19.62포인트(2.22%) 상승한 902.70에 마감했다. 장중 902.72까지 올라 지난해 4월2일(장중 고점 913.7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연말 계엄 사태 이후 6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닥 지수는 올 6월부터 23% 상승했다. 증시가 되살아나며 코스닥도 회복 국면에 들어왔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가 47%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 전고점을 돌파한 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과 달리, 지난 2000년 IT버블 당시 2834.40의 최고점은커녕 2021년 달성했던 1000포인트 회복도 요원한 상황이다.
코스피와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이번 상승장에서 대형주로의 쏠림이 두드러진 결과로 보인다. 상반기 주도주였던 조선·방산·원자력과 하반기를 주도한 반도체 종목 대부분이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 중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에너지저장장치(ESS) 모멘텀에 이차전지주가 강세를 보이며 코스닥 회복에 일조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086520)는 이달 들어 98% 급등했고, 에코프로비엠(247540)도 59% 상승했다.
외국인 매수세도 코스피 시장에 집중됐다. 올해 6월부터 코스피를 20조 420억 원어치 사들인 외국인은 코스닥은 78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의 외국인 비중은 24일 기준 10.26%에 불과하다.
부실기업이 퇴출되기 어려운 문화도 코스닥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서 부실기업 정리를 통한 체질개선이 선행돼야 코스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지난 1월 IPO제도를 개선하고 저성과 기업의 적시 퇴출을 위해 상장사들의 시가총액과 매출액 요건을 상향했다. 기업가치가 부실한 '좀비 기업'이 퇴출되지 않고 시장에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 연말 기준 최근 5년간 국내 증시의 상장수 증가율은 17.7%로 미국(3.5%), 일본(6.8%), 대만(8.7%)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았다.
벤처 활성화도 코스닥 도약을 위한 선결과제다. 증권가에선 이재명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와 금융권의 모험자본 투자를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가 그 마중물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차 벤처 열풍 당시 코스닥 지수는 고점까지 각각 271%, 68%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증가율 52%, 61%를 상회했다"며 "벤처투자 활성화는 성장주와 같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이어지고, IPO 시장이 활발해지며 거래대금이 늘어나며 코스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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