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던져? 더 들어가?"…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진단은 "추세 안 꺾였다"
"차익 실현에 증시 하락…오히려 싸게 살 기회"
"AI 버블논란·관세·환율은 리스크 요인"
- 신건웅 기자, 손엄지 기자,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손엄지 한유주 기자 = 그동안 가파르게 오르던 코스피 지수가 꺾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지금 팔아야 할지, 저가 매수 기회의 기회로 활용할지' 고민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지수 하락에 대해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이라고 평가하면서, 조정 후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추가 하락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5일 코스피 지수는 2.85% 내린 4004.42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6% 넘게 하락하며 3867.81까지 밀렸었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 정지)도 발동됐다.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4000선을 회복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하락에 대해 증시 거품론이 확산하고, 차익 실현 물량이 몰린 것이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월가의 유력 투자은행들은 투자자들이 10~15%의 주가 급락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코스피 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65%에 달해 글로벌 1위 수준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 23배를 상회하고 매그니피센트9(M9) 기업 시가총액 비중이 40%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대형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의 발언이 나오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간밤 미국에서 인공지능(AI)버블 이야기가 나오고 트럼프 관세 관련해 대법원 심리가 시작되면서 가격 부담에 따른 조정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한 달 사이 30% 급등하다 보니 차익실현에 대한 수요가 당연히 있고, APEC 등 지수를 끌어올릴 이벤트가 종료되다 보니 저가 매수 수요 자체가 사그라든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특별한 이유는 없고, 차익 실현 목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상승에 제동이 걸렸지만,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 센터장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조정을 거쳐 다시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12개월 예상 순이익은 285조 4000억 원으로 10주 연속 상승했다"며 "유동성 장세는 이익 추정치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강세장 기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강해지면 외국인은 다시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달러화 대비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외국인 수급도 유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국내 증시의 이익 사이클과 정부 정책 등 상승 촉매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봤다.
조수홍 센터장은 "AI는 계속 확산할 것이기 때문에 버블은 아니라고 본다"며 "유동성 환경도 바뀐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가격 조정 이후에는 다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희찬 센터장 역시 "현재 자산배분은 현금을 가져가야 할 타이밍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기존과 마찬가지고 적극적으로 분산투자를 할 시기"라고 언급했다.
남은 관건은 △AI 랠리 지속 △미국 관세 △환율 등이 거론된다.
특히 지수 상승을 주도 중인 AI 랠리가 꺾이면 시장 충격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희찬 센터장은 "시장을 끌고 가고 있는 것이 AI 생태계의 성장"이라며 "AI 쪽 분위기가 꺾이면 시장이 크게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센터장은 "악재는 AI 고평가 논란과 연준 긴축 기조 등"이라며 "시간이 가면서 이런 재료들이 노출될 것이며,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수홍 센터장은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오른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면서 "트럼프 관세와 관련한 대법원 심리도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대법원에서 패소한다면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 발생하고,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외에 환율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황승택 센터장은 "전일 미국 3대 지수 하락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와 원화 약세도 매도 유인"이라고 언급했다.
이승훈 센터장은 "최근 달러화가 강해지며 외국인의 매도세가 커지고 있다"며 "향후 증시 흐름의 관건은 환율 안정화 여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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