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먹통" 증권사 전산장애, 5년반 새 500건 육박

한투·키움·미래·삼성·신한證 200억 집중…중소형사 SK·LS증권순
추경호 의원 "전산장애, 소비자 신뢰 훼손…보호장치 필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김도엽 기자 =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증권사에서 발생한 전산 장애가 5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자체 추산 피해액만 267억 원을 넘어섰으며, 상위 5개사에 피해가 집중됐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집계된 증권사 전산 장애 건수는 총 497건이다.

이 기간 증권사들이 자체 산정한 피해 금액은 총 267억 776만 원으로, 대형 증권사 중심의 상위 5개사에만 200억 원 이상이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투자증권이 65억 5472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60억 8105만 원)·미래에셋증권(41억 672만 원)·삼성증권(19억 7885만 원)·신한투자증권(10억 635만 원)이 뒤를 이었다.

이후로는 SK증권(10억 635만 원)·LS증권(9억 376만 원)·유안타증권(7억 9977만 원) 등 중소형사들도 적잖은 피해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원인별로는 프로그램 오류가 194건(68억 4215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시스템설비 장애는 128건으로 건수로는 두번째였으나 피해금액이 145억 4640만 원으로 가장 컸다.

이외로는 외부요인으로 인한 장애(154건·27억 7789만 원), 인적 재해(21건·25억 4130만 원) 등이 있었다.

2020년 66건이던 전산장애 건수는 지난해 100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다만 피해금액은 해당 기간 112억 1870만 원에서 12억 2611만 원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의원은 "증권사 전산장애는 단순한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금융 사고"라고 짚었다.

그는 "시스템 오류로 인한 피해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증권사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만큼,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장치를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전산장애로 인한 금융감독원 제재는 2022년 대신증권, 2024년 신한투자증권 뿐이었다. 이마저도 피해보상 권고, 8000만 원의 과태료 및 기관주의에 그쳤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