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탈환 눈 앞…시장 기대감 고조

"코스피, 단기 상승으로 방향 잡았다"
뱅가드 이슈 마무리 국면·글로벌 지표 호조 등으로 투심 개선
단기간 2000 '안착'은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기업들의 1분기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뱅가드 이슈가 막바지에 치달으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 기대감이 크다. 2분기 실적 개선과 글로벌 증시 강세 등도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22일 코스피는 12.74포인트 오른 1993.8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2000포인트에 단 7포인트를 남겨 놓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2시께 1998선까지 치솟았다. 장막판 차익 실현을 위한 개인들의 매도물량 탓에 2000선 돌파에 실패했다.

코스피는 지난 3월29일 종가 2004.89를 기록 한 이후 2000 고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저조한 1분기 실적과 뱅가드 이슈에 따른 매물 부담 탓이다.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에 2031.1포인트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도 2000선을 돌파한 바 있으나 여전히 지루한 박스권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달 들어 코스피 움직임은 완연한 상승세다. 지난주 코스피는 1948.70(13일 종가)에서 1986.81(16일 종가)까지 뛰어올랐다. 지난달 중순 이후(4월18일 종가 1900.06) 서서히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코스피가 이렇듯 상승흐름을 탄 데에는 실적개선 기대감과 함께 뱅가드 이슈가 곧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종가 대비 34.05포인트(1.71%) 급등해 2031.10에 거래를 마친 2일 오후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근무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3일 2049.28을 기록한 이후 9개월래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0원(0.66%) 하락한 106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상원이 재정절벽 협상안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단숨에 2010선을 회복하며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후들어 하원의 협상안 타결 소식이 전해진 뒤 상승폭을 키워 2030선 마저 돌파했다. 2013.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조건 1. 뱅가드 이슈 마무리

코스피2000에 안착할 것이란 기대감 중 가장 큰 이유는 뱅가드 매물의 해소다.

뱅가드 이슈는 세계최대 인덱스 펀드 회사인 뱅가드그룹이 글로벌 펀드의 벤치마크(추종지수)를 MSCI 계열에서 FTSE 계열로 변경한 영향을 말한다. 한국은 MSCI 지수에선 신흥국(이머징마켓)에, FTSE에선 선진국에 포함된다.

뱅가드가 운영하는 이머징마켓 ETF는 한국주식 7조원 어치를 포함하고 있었는데 이를 전량 매도키로 했다. 뱅가드는 지난해말부터 매주 보유물량의 4%씩을 매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뱅가드의 한국 주식 청산이 22일 현재 70%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뱅가드는 주로 시총이 큰 대형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뱅가드의 주식 매도가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뱅가드 이슈는 7월초쯤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클라이맥스는 5월말쯤이 될 것"이라며 "뱅가드 이슈가 꺼질 때쯤에는 대형주 위주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건 2. 글로벌 증시 강세 여전

뱅가드 이슈의 마무리 국면과 함께 미국 S&P, 중국 상해 종합지수, 일본 니케이225 등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 강세 기조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도 한국 증시의 전망을 밝히는 근거다.

최근 미국 다우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과 중국 증시도 전반적인 강세다. 반면 한국 증시는 연초를 고점으로 박스권을 면하지 못했다.

선진국 증시가 상승하는 반면 한국 증시는 하락을 면치 못하는 디커플링 현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뱅가드 이슈가 마무리되면서 선진국 증시의 강세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상승으로 코스피는 중요한 분기점을 넘어섰고 20일엔 560일 이평선(주가이동평균선)에서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며 "코스피가 단기 상승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이전 고점대인 2030포인트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골든크로스는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것을 말한다. 골든크로스가 발생하고 거래량이 늘어나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신호로 인식된다.

◇조건 3. 실적 개선 여지 많다

최근 증시가 박스권을 이어온 이유는 1분기 어닝 쇼크가 한 원인이었다.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건설사들이 적자전환 등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STX그룹 등 일부 대기업의 부실 확산 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2분기 이후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많다. 당국도 상반기 경기가 부진하고 하반기에 개선될 것이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제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분기 저조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기업들은 2분기에 개선된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며 "뱅가드 이슈와 함께 실적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0선 안착은 쉽지않아..신중론도

올 하반기 코스피가 2000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은 많다. 단기간에 2000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높다. 이와 별개로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하는 것은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증시 관계자는 "경제 상황, 기업들의 저조한 1분기 실적, 좋지 않은 외국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에 코스피가 2000에 안착할 것이라는 기대는 섣부르다"며 "아직까지는 상승보다는 반등을 기대해야 하는 장세이고 2000에 안착하는 것은 올 여름을 지나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2000이 넘으려면 실적기준으로 분기당 평균 영업이익이 35조원 이상 돼야 하는 데 1분기 우리 기업들의 실적은 32조원 수준이었다"며 "2분기 실적 예상치가 36조원이긴 하지만 이렇게 되려면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