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종금 8% 하락…오히려 "반갑다?"

20일 금호증금은 전 거래일보다 8.00% 떨어진 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호종금의 하락세는 자본잠식 때문이다. 금호종금은 지난 16일 장 마감 뒤 공시를 통해 지난 3월말 기준 자본금이 79.8% 잠식됐다고 밝혔다. 이에 거래소도 자본잠식 50% 이상을 기록한 금호종금의 주권매매를 20일 오전 9시까지 정지해 시간외 장에서 거래가 금지됐었다.

보통 자본잠식에 따른 주가하락은 악재 중에 악재로 꼽힌다. 자본잠식이란 설립할 때 들어간 자금을 잃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금호종금의 사정은 달랐다. 현재 우리금융지주가 복잡한 과정을 통해 금호종금 인수를 추진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오히려 득이 되고 있다.

현재 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인 아시아나는 금호종금을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하려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도 이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만 여기에 두가지 걸림돌이 있다.

우선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금호종금의 회생을 위해서라도 금융위가 우호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다음으로는 우리금융이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호종금의 지분율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이 문제는 현재 금호종금의 부실이 심각한 상황이라 우리금융으로서도 속 편하게 추진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최근 우리금융 내부로서도 이팔성 회장의 후임을 물색하는 작업이 한창이라 중대한 결정을 쉽사리 추진하기 어렵다는 속사정이 있다.

이에 우리금융이 택한 방법은 조건부 인수를 내걸고 금호종금의 인수를 추진하는 중이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30% 이상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대신 총액 기준으로 1356억원 이상은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금호종금은 14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신주의 발행가액은 액면가 500원이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실권주를 우리금융이 인수해 30%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게 우리금융의 금호종금에 대한 인수 시나리오다. 만약 실권주 인수로 금호종금의 지분 30%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인수작업은 물거품이 된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과 금호종금으로서는 주가하락이 반갑다. 만약 금호종금의 주가가 올라 유증가인 500원과 가격차이가 계속 벌어질 경우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유증참여로 실권주가 생각만큼 발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종금의 주가는 지난 6일 우리금융의 조건부 인수 계획이 나오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었다. 8일부터 13일까지는 사흘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000원선을 넘기기도 해 인수작업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자본잠식 소식과 1분기 대규모 적자 예고 등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세가 한풀 꺾이는 추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금호종금을 살리려면 금호종금의 주가가 떨어져야 한다"며 "당사자들인 우리금융과 금호종금은 물론 사정을 아는 일반 주주들도 신중한 판단을 통해 주가를 살피면서 완만한 하락곡선을 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kh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