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ETF 출시 임박…흥행여부 '글쎄'
연초부터 국내증시와 해외증시의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계속되면서 합성ETF가 해외증시를 따라잡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해외직접투자보다 다소 불리한 세제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 7월 합성ETF 출시 임박…삼성·미래에셋 등 준비 중
한국거래소는 합성ETF 도입을 위한 세부기준을 20일부터 적용하고 이날부터 상장신청을 받는다.
합성(Synthetic)ETF란 특정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추적하기 위하여 주로 스왑(Swap)등 장외파생상품을 편입하는 ETF다. 주식이나 채권 등 기초자산을 운용사가 직접 편입하는 기존 실물 ETF와 달리 기초자산 수익률을 보장하는 거래상대방의 신용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를 활용하면 해외주식과 지수 등에 투자할 수 있는 ETF상품의 설계가 가능하다. 전세계 1600개 이상의 주식을 대표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월드지수를 추종하는 ETF상품 등의 출시가 국내에서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유럽·홍콩 ETF 시장에서는 신흥국가·복수국가지수 등 직접운용이 어려운 기초자산 위주로 다양한 합성ETF가 마련되어있다. 전체 ETF 대비 합성ETF 비중은 유럽의 경우 38%, 홍콩은 35%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합성ETF의 출시가 가능해지면서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바쁘다.
ETF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7월 출시를 목표로 해외 고배당 주식, 이머징마켓 주식, 해외 하이일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합성ETF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미국 리츠(부동산투자 전문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합성ETF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미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데다가 배당수익까지 거둘 수 있어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투신운용은 지난해부터 ETF운용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전담팀이 준비하는 합성ETF는 기존 해외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합성ETF 가격을 추종하는 재간접 형태의 합성ETF와 하이일드채권(투기등급채권), 미국 리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다 보니 리스크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비책이 있다는 입장이다.
성수연 삼성증권 연구원은 "순자산총액의 95% 이상이 담보로 보증되어야 한다는 구정이 있다"며 "이는 홍콩의 100%에 비해서는 다소 유연하고 유럽의 90%에 비하여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수준으로 설정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성연구원은 이어 운용사가 담보물을 맡겨 추가이익을 내려고 할 경우 거래상대방이 부도를 낼 위험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럽에서도 대차 거래를 내규로 제한하고 있으며, 설사 허용한다 해도 충분한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직접투자보다 세제 불리해…퇴직연금·연기금 투자도 불투명
한편 합성ETF 흥행의 성패는 재무적인 리스크가 아니라 세제문제에서 갈릴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합성ETF에 투자할 경우 매매차익에 대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반면 해외에 상장된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 양도소득세가 과세되면서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상이면 종합과세 대상자가 돼 최대 40%가 넘는 세율을 적용받는 만큼 해외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세금을 더 아낄 수 있는 것이다.
또 합성ETF를 포함해 국내에 상장된 ETF는 매매할 때마다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지만 해외 ETF는 1년에 한번만 전체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면 된다.
예를 들어 1년 사이에 국내 ETF에 1000만원을 투자해 100만원의 손실을 보고 매도한 후 다시 ETF를 매수해 100만원이 올랐다면 이에 대한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해외 ETF에 같은 식으로 투자했다면 투자원금 1000만원이 유지됐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합성ETF의 도입과 맞물려 추진되는 소규모ETF의 상장폐지 방침도 논란이다.
거래소는 소규모 저유동성 ETF를 대상으로 일정 요건 해당 여부를 6개월 단위로 확인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거나 상장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은 다양성이 가장 강점이 되는 ETF시장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상품이 존재해야 다양한 상황에서 헤지(hedge)나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ETF를 단기적인 평가만을 바탕으로 상폐시킬 경우 시장의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처럼 일본증시가 꾸준한 상승세를 타면서 일본과 관련된 ETF에 투자하려는데 관련 상품이 상폐되고 없을 가능성이 생긴다. 뒤늦게 관련상품을 설계하려 해도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돼 탄력적인 시장대응이 어려워진다.
연기금과 퇴직연금이 ETF시장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도 시장성장의 걸림돌이다.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초 개인형퇴직연금(IRP)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운용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하고 운용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퇴직연금 자산의 40% 이내에서 ETF를 포함한 주식형, 주식혼합형, 부동산펀드 투자를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금융회사 대부분이 ETF에 대한 관심이 적다보니 관련 전산시스템을 개발하지 않았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운용규제 완화와 관련된 큰 틀만 제시됐을 뿐 위험자산 투자대상과 한도관리 등 실무 가이드라인이 없어 업무부담이 크다"며 "합성ETF 등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연기금이나 퇴직연금의 투자가 필요한데 뒷받침되지 못할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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