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매각 '진통'…산은 "이달 중 결정"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STX팬오션이 어떻게 처리될지 업계는 물론 금융가의 주요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실사를 벌인 결과 예상보다 STX팬오션의 부실이 심각해 최종 매각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STX팬오션, '공짜 인수'·'인수 불발' 등 소문만 난무
STX그룹은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STX팬오션 등 계열사 매각에 나섰다. 해운 부문의 국내 벌크선 1위 업체인 STX팬오션은 비공개와 공개 매각에 모두 실패한 후 산업은행 사모투자전문회사(PF)를 통한 매각 과정이 진행 중이다.
산은은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과 테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STX팬오션의 자산가치, 부채규모, 회생가능성 등에 대해 예비실사를 진행했다. 당초 산은은 4월말까지 예비실사를 끝내고 본실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예비실사 기간을 2주 연장했다.
예비 실사 결과 STX팬오션의 부실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로 인수', '인수 불발' 등의 소문만 무성한 실정이다. 최악의 경우 STX팬오션의 자산가치가 부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STX팬오션의 부채는 4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산은이 STX팬오션 인수를 포기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만 아니라 STX그룹 구조조정 작업도 차질이 예상돼 채권단과 STX그룹이 고통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산은 "이달 중 인수 여부 결정"…인수 불발되면?
산은은 지난주 예비실사를 끝내고 본실사에 들어갔다. 산은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STX팬오션 인수 관련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산은이 STX팬오션을 인수하겠다고 나설 경우 투자자를 모집해 사모펀드를 조성해 인수하게 된다. 공짜로 STX팬오션을 인수하는 '제로 인수'의 경우에도 사실상 부채를 떠안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 모집이 필요하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만큼 주주가 2인 이상이어야 인수가 가능하다"면서도 "STX팬오션의 부실이 얼마나 심한지 모두 알게 된 상황에서 아무리 공짜 인수라고 해도 선뜻 나서는 채권단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본실사 결과 산은이 STX팬오션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힐 가능성도 있다. 인수가 불발되면 산은은 만기가 돌아오는 STX팬오션의 회사채 만기 등을 어떻게 할지 채권단들과의 협의해야 한다.
STX팬오션은 올해 10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내년에는 총 5500억원의 회사채를 갚아야한다. STX팬오션이 갚아야할 회사채는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STX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어쩔 수 없이 산은이 STX팬오션을 인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은 만큼 산은이 PE를 통해 STX팬오션을 인수할 경우 대우증권 등 계열사를 참여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 "채권단·STX그룹도 고통 분담해야"
산은은 STX팬오션을 인수하더라도 정책금융공사·우리·농협·하나·신한·국민은행 등 채권은행들이 일정 기간 대출금 회수를 자제하는 등 STX팬오션 정상화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TX팬오션에 대한 채권단의 채권금액은 산업은행 2000억원, 정책금융공사의 자산유동화대출(ABL) 등 1500억원, 우리은행 950억원, 농협은행 559억원, 하나은행 760억원 등 약 6000억원 내외다.
또 STX팬오션에 대한 감자와 함께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지분포기 및 사재출연 등 자구노력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자(減資)란 주식회사가 주식 금액이나 주식 수의 감면 등을 통해 자본금을 줄이는 것으로 증자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산은은 실사 결과 부실이 커 부채가 자산 규모와 비슷하거나 넘어설 경우 대주주에게 경영책임을 물어 지분을 완전히 감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유한 주식을 100% 감자 당하면 STX그룹은 지분 매각 대가를 받을 수 없다. 다만 그룹 정상화 작업의 걸림돌은 제거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강덕수 회장의 재산에 압류를 걸고 강 회장이 책임감을 가지고 STX를 살리는 매진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강 회장은 지난 7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주식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회사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며 "저에게 요구되는 어떤 희생과 어려움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hyun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