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털고 시청률 사로잡았던 '기황후' 돌아보니…
역사보다 드라마에 집중, 배우들의 호연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그토록 원하던 황후 자리에 올랐지만 기황후는 홀로 남았다. 정적을 제거하면서 사랑도 함께 잃었다.
한 여인의 고단한 일대기를 그린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역사 왜곡 논란을 딛고 30%에 가까운 시청률로 6개월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 전국 시청률 11.1%(닐슨코리아 집계기준)로 첫 방송을 시작한 '기황후'는 마지막회에서 28.7%를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 21.9%로 6개월간 동시간대 압도적인 1위를 지켰다.
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기황후'는 28.3%(전국 시청률)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수도권 시청률은 33.9%까지 상승했다. '기황후'는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간 고려 여인 '기승냥'(하지원 분)이 역경을 이겨내고 황후 자리까지 오르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기승냥은 원나라 황제인 '타환'(지창욱)과 고려 왕 '왕유'(주진모) 사이에서 사랑과 다툼을 겪는다.
◇ 역사 아닌 드라마에 집중
방송 전 주진모가 연기하는 '왕유'가 고려 충혜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황후'는 역사 왜곡 논란을 빚었다. 고려 28대 왕 충혜는 역사 기록에서 악행과 패륜을 저지르고 향락에 빠져 산 폭군으로 남아있는데 당초 극본에서 자주적인 왕으로 묘사하는 등 미화를 시도해 입방아에 올랐다.
주인공 '기황후'도 역사 왜곡 논란 중심에 섰다. 기황후가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간 뒤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인 것은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후 고려 정복을 시도하는 등 부정적인 기록이 있다.
이에 극본을 쓴 정경순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이름조차 남아있지 않아 '기승냥'이란 이름도 직접 지을 정도로 정보가 없어 역사적 인물을 따오긴 하지만 허구적 인물을 섞어야 했다. 그 부분을 자막으로 분명히 밝히려고 계획하고 있었다"며 '팩션(fact+fiction)'임을 강조했다.
제작진도 충혜를 가상인물인 '왕유'로 변경하는 등 픽션을 가미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실제 드라마 '기황후'는 역사보다는 기황후라는 인물에 집중했다. 남장여자에서 시작해 표독스러운 야망가로 변신한 하지원이 정적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원나라 황후에 오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혈투와 음모가 드라마틱하게 그려졌다.
◇ 기대 뛰어 넘는 배우들의 호연
여기에 51회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하는 악역들의 열전과 주연들의 호연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하지원은 '역시 하지원'이란 찬사를 받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초반 남장여자로 분해 털털한 모습으로 액션까지 선보였던 하지원은 황후가 돼가면서 음모와 혈투, 사랑과 연민 사이를 넘나드는 연기로 농염한 매력을 발휘했다.
타환 역의 지창욱은 '기황후'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지창욱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던 천진난만한 왕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는 듬직한 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연기하며 '기황후가 발견한 보석'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기황후'의 성공 뒤에는 기승냥의 손에 하나둘씩 죽어 나간 악역들도 한몫했다. 특히 매박상단 수령임을 감추고 타환을 보좌하던 골타 조재윤은 두 얼굴을 연기하며 섬뜩함을 안겼다. 곱고 선한 이미지의 백진희는 '기황후'에서 악녀 황후 타나실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김서형, 전국환, 김영후, 임주은, 김정현 등 악역들이 기대 이상의 연기로 제 몫을 해냈다.
한편 '기황후' 후속으로 이범수, 김재중, 임시완 주연의 '트라이앵글'이 오는 5월5일 밤 10시 첫방송 된다
letit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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