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추가 인하 땐 집값 자극 우려…정책 효과 지켜봐야"

신성환 금통위원 "성장 부진·시장 위축 고려해 조속한 인하 필요"
10월 23일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수도권 주택값 과열조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다수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것을 두고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 안정 상황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11일 공개한 지난달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위원 가운데 5명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A 위원은 "정책의 중심은 가중되고 있는 경기의 하방 위험 완화에 둬야 하지만, 현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 기대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효과를 포함해 수도권 주택시장을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달러·원 환율이 재상승하면서 나타난 외환 부문의 변동성 확대에도 유의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B 위원은 "6·27 대책의 영향으로 가계 부채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9·7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커지는 모습"이라며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파급되면 금융 안정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강화된 부동산정책의 효과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미무역 협상 타결 지연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증대되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재확대되는 현시점에서 금융 여건의 추가적인 완화는 주택시장의 가격상승 기대를 자극할 우려가 있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 위원은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와 거래량이 다시 확대되면서 과열 조짐을 나타냈다"며 "반복되는 미·중 무역 갈등 고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도 금리 유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D 위원은 "성장세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 미·중 관세 협상을 좀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통화 정책 측면에서 외환 부문 안정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신성환 위원은 "상당 기간 지속된 경제 성장 부진, 최근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 등으로 주택 시장은 당분간 위축될 것"이라며 "이미 상당 기간 지연된 금리 인하 시점도 고려할 때 가급적 빠른 시점에 금리를 인하한 뒤 물가, 경기, 금융 안정,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며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실물 부문의 부진과 자산시장의 과열이 병존하면서 통화정책 수행이 금융 안정 문제로부터 제약받는 금융 우위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