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소 전 한진해운 상무 유령회사 설립"(종합)

예보 유령회사 설립 추가로 드러나

김영소 전 한진해운 상무.2013.6.20/뉴스1 © News1

김영소 전 한진해운 상무가 조세피난처인 사모아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자회사를 통해 몇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정황도 포착됐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8차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인사는 김 전 상무가 유일하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지난 2001년 9월 한진해운 서남아지역 부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조용민 전 한진해운홀딩스 사장과 함께 사모아에 '로우즈 인터내셔널(Rhodes International Limited)'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특이한 점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유령회사를 손에 쥐었다는 점이다.

뉴스타파는 "김 전 상무와 조용민 전 사장은 페이퍼컴퍼니를 새로 설립하는 대신 페이퍼컴퍼니 등록 대행업체인 PTN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로우즈 인터내셔널'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상무와 조 전 사장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은행은 UBS 홍콩지점이다. 이 곳은 이미 해외 조세피난처에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인사로 공개됐던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이 이용했던 곳이다. 뉴스타파는 공교롭게 지금까지 드러난 한진가(家)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에 모두 UBS 홍콩지점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김 전 상무와 조 전 사장이 지구 반대편에서 그것도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페이퍼컴퍼니가 고 조수호 한진회장과 관련된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상무는 "로우즈 인터내셔널은 돌아가신 회장님과 무관하게 설립됐다"며 "당시 직장상사의 요청으로 설립 서류에 날인한 것"이라고 뉴스타파에 해명했다. 이어 "법인 설립 후 운영에 관여한 바 없고, 직장상사와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 법인의 주주 및 이사지위에서 탈퇴했다"고 설명했지만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다.

그는 지난 2010년 상반기까지 주주로 남아있었을 뿐 아니라 실소유주였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그룹 오너와 지근거리에 있는 비서실에 근무했던 김 전 상무와 한진해운의 대표적 재무통인 조 전 사장은 조 전 회장의 심복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오너로부터 모종의 특명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15일 서울 중구 불꺼진 예금보험공사에 한 관계자가 들어서고 있다. 이날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임직원 7차 명단'에 예금보험공사와 예보 산하 정리금융공사 임직원 6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2013.6.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와함께 뉴스타파는 예보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흔적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등록 대행업체인 PTN은 지난 1999년 3월부터 2001년까지 예보의 자회사인 '한아름 종금'에 팩스를 보내 페이퍼컴퍼니 세 곳의 연간 회계보고서를 요청했다. 팩스의 수신자는 한아름 종금의 김모씨, 수신처는 한아름 종금 사무실로 돼 있었다. 한아름 종금은 IMF 외환위기 당시 퇴출 종금사의 정리 업무를 맡은 가교 종금사로 공적자금을 투입해 퇴출 종금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뉴스타파는 "세 곳의 페이퍼컴퍼니 모두 가장 비밀스러운 조세피난처로 손꼽히는 라부안에 설립됐다"며 "페이퍼컴퍼니의 이사로 허용과 신상헌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당시 예보 자회사 직원과 삼양종금 출신 인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에는 삼양종금 출신의 진대권씨가 등기이사로 올라 있었다"고 덧붙였다.

예보 측은 이에 대해 "한아름 종금이 직접 설립한 것이 아니라 삼양종금이 만들어 운용하던 것을 퇴출 이후 이전 받은 것"이라며 "아무런 금융사고 없이 자산을 정리하고 공적 자금을 회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별도로 김기돈 전 정리금융공사 사장 등 예보와 예보 산하 전 직원 6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당국에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외환거래를 할 때는 거래은행에 신고를 해야 한다"며 "신고누락 등이 있었는지 당사자와 은행, 예보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만약 신고를 안 했으면 위법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