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건설사 압수수색..업계 "국면 물타기용" 불만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MB정부의 핵심 국책사업에 동시다발적으로 칼을 뽑은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갈라서기를 본격화하는 예정된 수순으로 볼수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새정부 출범후 각종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경기 부양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던 정부가 갑자기 변심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전형적인 국면 전환용 물타기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희대의 윤창중 쇼크가 국격 추락이나 정국 냉각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메가톤급 후폭풍을 낳고 있는 셈이다.

1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4대강 공사에 참여한 건설업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SK건설, 포스코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 대부분이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 건설업체가 4대강 공사 과정에서 담합을 통해 공사대금을 부풀리거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잡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검 특수1부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폐지된이후 사실상 검찰의 최정예 수사부서로 국책 프로젝트와 관련해 대형건설사 및 협력업체 30여곳이 동시에 압수수색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공정위는 총 사업비 3조7000억원대의 4대강 수질개선 사업에 대한 담합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 이미 진행 중인 4대강 보 준공 등 건설사업 입찰 담합조사에 이어 조사 범위와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이대로 끌고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짐이라는 점에서 사정당국의 4대강 사업 수사는 예견된 일이었다.

검찰은 최근 4대강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전면 확대하기로 하고 '4대강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검찰은 4대강 공사와 관련해 자체 수사 1건, 고발사건 6건, 국세청 특별요청 1건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4대강 의혹 조사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갈라서기를 하려는 의사를 최근들어 분명이 드러냈다.

지난달 새누리당은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이상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발표했다. 석달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4대강 사업에 대해 "중점 국책사업인 만큼 조속히 잘 매듭지어 훌륭한 사업으로 역사에 남기를 바란다"고 평가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새누리당의 입장 변화에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시점이다.

정부는 최대 20조원, 역대 두 번째 규모의 뭉칫돈을 시장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세제·금융·공급·규제개선 등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종합선물세트'격인 부동산 대책도 내놓았다. 대통령이 직접 민관 합동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는가 하면 지난주에는 경기부양의 마지막 퍼즐인 금리까지 인하하며 경제 살리기에 총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경제살리기의 견인차는 국가기간산업으로 국내총생산의 10~15%를 차지하는 건설업계다.

기대치를 뛰어넘는 파격 부동산 대책과 추경 7000억원을 SOC 예산에 투입하는 것도 부동산 시장 나아가 건설업계에 군불을 지피려는 조치로 해석할수 있다.

하지만 불과 한달만에 칼끝을 건설업계로 겨누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치적인 노림수 내지 복선이 깔려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윤창중 성추행 파문으로 정국이 요동치자 MB정권의 최대 의혹인 4대강사업 비리에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국면 전환용 물타기를 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정위에 이어 검찰이 느닷없이 건설업계에 수사력을 총동원하는 것은 윤창중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로 비춰질수밖에 없다"며 "새 정부의 정책기조가 경제살리기가 아닌 경제죽이기가 아닌가라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andrew@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