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반도체장비시장 1위 외국업체 M&A에 시정조치
공정위는 반도체 리소그래피(광미세 가공) 시스템 시장에서 세계 1위인 ASML(네덜란드계)이 주요 부품인 광원 시장에서 세계 1위인 미국계 싸이머(Cymer)의 주식을 취득한 게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ASML은 지난 해 10월 싸이머 주식 100%를 취득하는 계약을 미국에서 체결한 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6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ASML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에 리소그래피 시스템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공정위는 심사를 통해 반도체 장비와 관련된 상방(광원)·하방(리소그래피 시스템) 시장에서 싸이머와 ASML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각각 72%와 83%로 높은데다 리소그래피 시스템 시장의 니콘과 캐논 등이 대체 공급선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지않아 이들 회사의 비용증가를 유도함으로써 입지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ASML이 그동안 구매비중이 높았던 광원시장의 기가포톤(Gigaphoton)에 대해 구매량 축소나 불리한 조건 부과 등으로 다른 회사에 대한 공급선을 차단, 경쟁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삼성과 인텔 등 리소그래피 시스템 시장의 구매자들이 강력하기 때문에 ASML과 싸이머가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다소 완화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경쟁제한을 완화할 수있는 기술혁신 등 동태적 효율성에 대해서도 산정할 수는 없으나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SML 및 싸이머의 판매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기밀정보 교류 방지를 위한 방화벽을 설치하고 △광원 구매·판매에서 FRAND(공정하고 무차별적인 거래) 원칙을 준수하는 한편 △리소그래피 시스템 판매에서 결합 회사들의 남용행위를 금지하는 등의 시정조치 결정을 내렸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이번 조치와 관련, "기술발전으로 인한 동태적 효율성 증대효과도 고려해 시정조치에 반영한 최초의 사례"라며 "해외기업들간 결합으로 국내 시장에 미칠 시장지배력 남용가능성을 사전 방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앞으로도 경쟁제한적인 국제 M&A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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