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한국인 245명···1차 명단 '이수영회장 등 5명'(종합)
뉴스타파 "27일 2차명단 20여명 발표 예정"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위장회사)를 설립한 한국인은 245명으로 나타났다. 이를 공개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앞으로 약 한달간 한국인 명단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두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탈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간 사회·정치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인 245명 '이수영 OCI 회장부부 등 5명 실명 공개'
뉴스타파는 22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를 공동 취재한 결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들은 모두 245명"이라면서 "이는 1차 취재 결과물일 뿐 추후 공동 조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245명 가운데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159명, 홍콩 또는 싱가포르 등 해외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86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이날 실명이 공개된 인사는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그의 장남 조현강씨 등 5명이다.
이수영 OCI 회장 부부는 지난 2008년 4월28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리치몬드 포레스트 매니지먼트 리미티드(RICHMOND FOREST MANAGEMENT LIMITE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이영학씨와 조욱래 회장 및 장남 조현강씨도 버진아일랜드에 각각 2007년 6월19일, 2007년 3월15일 '카피올라니 홀딩스(Kapiolani Holdings Inc)'와 '퀵 프로그레스 인베스트먼트(Quick Progress Investment Ltd)' 라는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
김용진 한국탐사저널리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수영 회장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운용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나머지 인사에 대해서도 시간을 두고 해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현재까지 확인된 인사는 약 20명"이라며 "다음주 월요일(27일)에 2차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고 (여기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계 인사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날 발표된 명단에 대해 일단 정밀 검토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토 후 탈세 가능성이 높을 경우 세무조사를 통해 과태료 부과와 추징 등의 조치를 실시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세금 천국' 조세피난처
조세피난처는 법인의 실제 발생소득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부과해도 15% 이하인 지역으로 '세금 천국(tax heaven)'으로 불린다. 이날 공개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먼제도, 말레이시아 라부안섬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했다고 해서 모두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재벌 총수 등 기업인, 유명 정치인 등의 불법자금의 유통 경로, 탈세 등의 불법 행위가 주로 조세피난처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역외탈세 근절 등 '지하경제 양성화'를 강조하고 있어 국세청이 조세피난처를 통한 탈세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최근 역외탈세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ICIJ에 조세피난처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또 최근 미국, 영국, 호주 정부와 역외탈세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영국의 조세정의 네트워크(TJ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우리나라에서 해외 조세피난처로 이전된 자산은 총 7790억 달러(약 870조원)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하지만 금융당국에 최근 신고된 조세피난처를 포함한 해외 금융계좌 금액은 19조여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같은 액수도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규모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세피난처 등을 통한 역외탈세에 조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다른 나라 정부와 도 공조를 강화해 조사의 실효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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