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재정·복지공약 두 마리 토끼 잡을수 있나
박 대통령은 16일 새정부 출범후 첫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임기 내에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가채무는 30% 중반 이내에서 관리를 하면서 연금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본인이 이날 언급한대로 중장기적인 재정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다. 씀씀이는 커지는데 들어올 돈은 그리 넉넉치 않은 탓이다.
박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매년 27조원, 집권 5년 동안 135조원의 천문학적인 뭉칫돈이 필요하다. 청와대는 정부 예산을 절감하고,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면 복지예산을 충당할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헛된 바람 내지 공수표에 그칠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저성장 여파로 지난해 국세수입은 예상치보다 2조8000억원 덜 걷혔다. 당초 지난해 4.5% 성장 전망을 근거로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실제 성장률이 2%로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국세 수입이 예산안을 밑돈 것은 글로벌금융위기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던 지난 200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외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올해도 세수 대차대조표가 적자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세수입 전망의 전제가 됐던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4% 내외)는 물건너갔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올 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2.4%와 2.6%로 하향조정했다.
통상 성장률이 1%p 하락하면 세수는 2조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 대통령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소득세나 법인세 세율 조정 등 증세에는 부정적이다. 증세없는 재원마련과 균형재정 달성이라는 상반된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미지수다.
지하경제 양성화가 말처럼 쉽지 않은데다 불투명한 세외수입까지 더할 경우 내년 재정수지 적자 폭은 당초 예상치보다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장담한 올해 균형재정 달성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단적인 예가 세수확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 국세청이다. 국세청은 조직개편을 통해 검은돈을 찾는데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기상도는 그리 맑지 않다.
국세청의 기대를 밑도는 금융정보분석원(FIU)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추가세수 확보에 차질이 빚어졌다.
앞서 국세청은 1000만원 이상 의심거래(STR)와 2000만원 이상 고액현금거래정보(CTR)에 직접 접근하는 방안에 올인해왔다. 이 경우 연간 4조5000억원의 세수를 더 걷을 수 있는데다 간접효과까지 고려하면 연간 6조원의 추가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FIU 개정안은 국세청의 직접열람권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추가세수 확보규모가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칠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변수는 또 있다.
국세청이 세금을 잘못 부과해 이의신청이나 심사·심판청구가 받아들여진 '부실과세' 규모가 지난 2011년 기준 1조589억이다. 한해전인 2010년보다 무려 62.7%나 늘어난 액수다.
1년에 1조씩 세수를 더 거둬봐야 부실과세가 존재하면 세수증가는 도로묵이 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거둬들일 때는 원금이어도 되돌려 줄때는 환급가산금이라는 이자를 포함하여 되돌려 줘야 하면서 재정에 더욱 주름살을 지운다. 특명을 받은 국세청이 무리하게 세금 걷기에 나설 경우 자칫 원금에 이자까지 토해내야하는 역풍을 맞을수도 있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는 균형재정을 장담하지만 내부기류는 회의적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는 최근 "국세(감소)분만 반영해도 GDP 대비 1% 적자는 사실상 내포돼 있다"며 균형재정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인했다.
결론적으로 마른수건 짜내기 전략으론 세수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론의 매를 맞을지언정 지금이라도 실현 불가능한 복지공약은 솔직히 수정해야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andrew@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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