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선택 투자"..SOC 예산 10조원대 삭감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13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13.5.16/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새 정부가 중복사업 조정 등 세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정부는 민간의 자본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사업을 중심으로 세출 구조조정을 실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재정전략회의를 열었다. 재정전략회의는 각 부처의 장·차관 등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로 새 정부들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는 향후 박근혜 정부 5년의 재정운용과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인 '공약가계부' 등이 논의됐다.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135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수위와 기획재정부는 135조원 가운데 82조원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 53조원은 세입 확충으로 조달하겠다는 제시했다.

회의에 앞서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전략회의 등에서 논의된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공약가계부를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13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13.5.16/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기본적으로 정부는 재량지출을 줄이고 각 부처마다 겹치는 중복사업을 조정해 세출 구조조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재량지출의 경우 SOC 분야에 대한 축소 가능성이 짙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10조원대의 세출 구조조정이 SOC 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 역시 이날 회의에서 "민간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활용하고 정부는 꼭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시중의 민간 유휴자금을 조세 감면 등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더 높였다.

이 밖에 세출 구조조정 중 하나로 농산물 유통 재정지원체계 효율화를 비롯해 중소기업 지원사업군 지출 효율화, 기업 지원 연구개발(R&D) 개선 방안, 일자리 사업의 부처간 협업 방안 등도 논의됐다.

하지만 재량지출의 축소는 새 정부의 '단골메뉴'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보다 의례적으로 내놓은 방안으로 보인다.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각 부처의 재량지출을 10%씩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지난해 감축액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의 경우 약 재량지출 삭감을 통해 2조9000억원을 마련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재량지출(173조원)의 2%도 안되는 수준이다.

세입기반 확충의 경우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정비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로 30조원을, 비과세감면 정비로 15조원을 마련해 세입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부의 희망사항 뿐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리는 김광두 미래연구원장은 최근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입 확충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정부의 목표에 비해 5조~10조원 정도는 모자를 것"이라며 "연간 세무조사로 인한 세수효과가 연간 5조원 수준이고, 고지분이 아닌 실납부분이어야 함을 감안하면 목표달성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과세감면 축소의 경우 단순 수치 등 큰 틀에서 보면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익단체 등 관련 집단의 반발이 예상돼 쉽지 않아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임기 내 균형재정 달성, 국가채무 30% 중반서 관리"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임기 내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가채무는 30% 중반 이내에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목표보다 후퇴된 것이다.

앞서 새 정부는 임기 내 국가채무 비율을 30% 아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어어지면서 국내 경기가 침체됐고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17조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추경으로 재정건전성도 악화됐다. 대부분인 16조여원이 국채로 조달되기 때문이다.

추경으로 국가채무는 445조2000억원에서 480조5000억원을 늘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4.8%에서 36.2%로 확대됐다. 또 당초 내년으로 예상됐던 균형재정 달성도 일러야 2016년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전망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의 복지 공약인 기초노령연금, 4대 중증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확대 등으로 복지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135조원 복지 재원도 보수적으로 책정된 것"이라며 "복지 정책이라는 것이 집행되기 시작하면 그 대상은 예상이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무상보육에 대한 재원 고갈 문제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며 "정부 추계 이상으로 복지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