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20㎏ 6만5000원 돌파…정부 '양곡 대여'로 쌀값 잡는다

수확 전 가격 상승기에 쌀 빌려주고, 하락기에 돌려받아 물량 조정
정부 "대여 이후 상승폭 일부 완화…수확기 물량 조절 효과도 기대"

먹 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쌀. 2025.9.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쌀 소매가격이 한 달 새 9% 가까이 오르며, 지난해 대비 약 27%, 평년 대비 22% 높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8월 집중호우로 조생종 쌀 수확이 늦어진 영향이다. 쌀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정당국이 수급관리 정책으로 처음 도입한 '양곡 대여' 방식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4일 기준 쌀 20㎏ 소매가격은 6만 502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평균 가격 5만 967원 대비 27% 오른 수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0월 중순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연중 쌀값의 피크는 10월 5일 전후로 나타나는 만큼 얼마간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쌀값 상승의 원인으로 수확기가 이른 조생종 쌀 생산지에서의 잦은 강우로 인해 수확과 출하가 지연되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해진 점을 지목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물량 부족으로 인한 쌀값 폭등시에는 공공비축미를 시장에 방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햅쌀 출하 시점과 방출 시점이 가까울수록, 시장 내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급락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비축미 공매나 방출이 아닌 '대여' 방식의 수급 관리 정책을 도입했다.

대여 방식은 금융 선물거래와 유사하게 가격 급등기에 정부가 물량을 도매업체에 빌려주고, 수확 후 가격이 하락한 시점에 동일 가치로 환산해 물량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당 3000원에 1000㎏의 쌀을 대여받은 업체는 총 300만 원어치의 쌀을 대여받았으므로, 향후 쌀값이 2000원으로 하락할 경우 1500㎏을 반환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월 말 3만 톤, 9월 중순에는 2만 5000톤의 물량을 도매 유통업체에 대여했다. 현재 8월 배정 물량은 공급이 완료됐으며, 9월 추가 물량은 공급이 진행 중이다. 대여되는 쌀은 벼의 형태이기 때문에, 공급 후 실제 가격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차가 존재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여 이후에도 가격 상승은 이어졌지만, 상승 폭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며 "수확기 이후 가격이 내려가면 정부가 별도의 재정을 투입해 시장 격리를 해야 하는데, 이번 대여 방식을 통해 수확기 물량 조절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