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무산 일주일.. 대화국면 재개 여지는

한중정상회담 이후 을지훈련 개시 전까지가 기회 관측
회담 대표 '급' 갈등 여전.. 북한 선택에 달려

지난 10일 새벽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왼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이 마지막 전체회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13.6.10/뉴스1 © News1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당국회담이 북한의 회담 무산 통보로 인해 좌절된지 18일로 일주일이 지났다.

개성공단 장비들을 부식시킬 것으로 우려됐던 장마철은 이미 다가왔고, 북한의 북미회담 제의도 먹혀들지 않고 있는 형국이어서 남북당국회담 재개 움직임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간 대화국면 재진입을 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현재로선 오는 27일 열리는 한중정상회담이 남북 간 대화 추동력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는 관측에 그나마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 입장에서 남북 간 대화 국면을 조성해야 할 긴급한 배경으로 개성공단 문제는 여전히 공란으로 남아있다.

우선 개성공단 문제는 장마철을 지나면서 장비들이 녹스는 등 사실상 '자연사'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가 개성공단의 자연사를 방치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 가능성도 충분히 감안해야 할 상황이어서 정부로서 뒷짐을 지고 있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모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선 이미 정부 당국자들이 밝혔듯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대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시에 중국은 남북대화의 필요성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한반도 지역 국가들이 서로를 자극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등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줄곧 강조하는 최근 중국의 기조에선 최근 무산된 남북당국회담을 의식하고 있을 여지가 적지 않다.

한중정상회담은 중국이 이같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북핵 문제에서 남측 손을 들어주면서 남북대화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중국은 남북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에게도 남북대화의 당위성이 높아지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8월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이 시작되면, 북한은 또다시 한미를 향해 비난공세를 퍼부을 여지가 높다. 정부 입장에선 한중정상회담과 을지훈련 사이의 한달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볼 측면도 있는 것이다.

다만 중국의 남북 간 대화 종용이 회담 수석대표의 '급' 문제로 맞서고 있는 남북 간 대치 상황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한중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대화 필요성을 강조한다면, 그것은 우리에 대한 압박이라기 보다 대북 압박이 되는 측면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만큼 호응해야 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입장으로 결국 회담의 '급' 문제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북한이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남북대화 가능성이 좌우되는, 다소 수동적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한중정상회담 계기에 남북대화 필요성 문제가 제기된다면, 이를 기회로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향후 있을 지 모르는 북핵문제 관련국 간 논의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