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뺀 6자회담 언급…북미 군축회담 노림수?

대화의지 표명 속내 놓고 의견 분분

지난 22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방중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직후 중국 정부 관리의 영접을 받으며 귀빈실로 향하고 있다. © AFP=News1 김정한 기자

북한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특사 방중을 통해 24일 '6자회담'이라는 카드를 제시하며 동북아의 대화 국면 전개를 꾀하고 나섰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대화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진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실제 대화 성사에 대해 미지수로 보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6자회담 대화 가능성 표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보류했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을 제외한 5자국이 주장하는 6자회담은 비핵화가 전제되야 하는데 북한은 이번 특사 방중을 통해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돌입 이후 지속적인 핵개발로 핵의 경량화, 소형화 등 상용화를 모색하고 있는 북한이 갑작스레 입장을 바꿔 비핵화 논의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 총정치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는 단호한 표현을 써가며 비핵화를 강조한 것도 시 주석이 비핵화를 거론하지 않는 북한의 속내를 감지하고 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 방중을 통해 6자회담의 '호스트'인 중국을 통해 우선 주변국과의 대화 분위기를 끌어낸 뒤 비핵화가 아닌 다른 대화 의제를 꺼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그간 간헐적으로 주장해 온 '군축회담'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6자회담을 제시하며 주변국들의 시선을 끌어 대화국면으로 유도한 뒤 실제로는 '군축을 위한 6자회담' 등 군축회담을 '본카드'로 내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앞서 미사일 발사 우려와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으로 한반도의 군사 긴장감이 고조되던 지난달 20일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와 미국 사이에 군축을 위한 회담은 있어도 비핵화와 관련된 회담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비핵화가 전제되야 하는 6자회담이 아닌 별도의 군축회담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 2003년 첫 6자회담이 개최된 이후에 군축회담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2009년 2월 "적대관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현조건에서 핵무기를 철폐하는 유일한 방도가 핵무기를 보유한 당사자들이 동시에 핵군축을 실현하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2005년 3월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 우리가 당당한 핵무기 보유국이 된 지금에 와서 6자회담은 마땅히 참가국들이 평등한 자세에서 문제를 푸는 군축회담으로 되어야 한다"며 '군축을 위한 6자회담'을 주장했었다.

최 총정치국장이 방중 기간 만난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과 판창룽(范長龍)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게 재차 "평화롭고 안정적인 주변 환경"을 언급한 것 역시 북한이 군축회담에 대한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 정부를 포함한 주변국들이 북한이 주장하는 대화에 대해 비핵화 논의가 배제된 군축회의로 판단할 경우 6자 틀에서의 회담 성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이 그간 주장해 온 군축회담의 주 당사자는 미국으로서, 북한이 사실상 북-미 대화를 꾀하기 위해 6자회담이라는 '빅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주변국들에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우리 정부는 그간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달라진 입장이 없을 경우 회담 성사에 회의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6자회담 복귀 가능성 시사의 진의는 내달 있을 미-중, 한-중 정상회담 과정에서 일정부분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역시 연내 성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김 제1위원장과의 만남에 앞서 주변국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br>

seojib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