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의 "희망하는 대화"는 비핵화 대화일까
北, '비핵화' 놓고 수싸움 예상...한-미-중 등 주변국 아직 '신중'
최 총정치국장은 전날인 23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조선(북한)측은 중국의 건의를 받아들여 관련국들과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한다"면서 "조선은 정력을 다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며 평화로운 외부환경 조성을 바란다"고 말했다.
최 총정치국장이 '대화'에 이어 '평화로운 외부환경'까지 언급함에 따라 북한이 사실상 동북아에 유화 제스처를 내밀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내달 7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과 내달 말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등 한-미-중 간 협력 모색이 활발한 가운데 나온 최 총정치국장 발언으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북한 군 최고 권력자이자 사실상 북한 권력 서열 2위로서 이번 방중은 김 제1위원장의 뜻을 중국에 전달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 총정치국장 발언에 긍정적인 뉘앙스가 묻어있지만 일단 우리 정부를 비롯한 주변국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중 간에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여부에 대해서도 "해석은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최 총정치국장의 발언에는 대화라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용어만 나와있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역시 2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최 총정치국장의 발언에 대해 "아직 방문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한다. 방문이 시작된 이후 중국과 접촉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같은 한미 양국의 입장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태도 변화 없이는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WMD 등 도발 행위에 대한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전향적인 자세 변화와 입장에서 대화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언급했고 벤트렐 부대변인 역시 "6자회담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핵심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선택이 대화 국면 전개의 최대 변수라는 말이다. 북한이 어떤 방식과 수단으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북한이 진정성을 드러내는 행동을 하거나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대화 개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간 비핵화를 놓고 주변국과 신경전을 벌이던 북한이 먼저 '평화로운 외부환경'을 언급하고 나섬에 따라 성사가 예상되는 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에서 최 총정치국장이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 총정치국장은 시진핑 주석에게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특별한 카드를 준비하지 않은 채 미중,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압박강화라는 당장의 위기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최룡해의 방북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핵 무력-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핵심 정책으로 채택한 북한이 비핵화를 쉽게 받아들일리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이 '대화' 의제를 먼저 꺼낸 뒤 주변국들의 반응을 살피며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치적인 계산을 통해 비핵화 회담에서 실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비핵화를 대화 의제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북한이 생각하는 대화와 주변국들이 기대하는 대화가 다를 수 있지만 주변국들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노력이 우선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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