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6·15 공동행사 제안..수용 않을듯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로 판단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먼저란 입장 유지할 듯

다만 그 방향에 있어서는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된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북측이 호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표면적으로 민간 차원을 앞세우기는 했지만 남북 민간단체간 공동행사 개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내부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다.

23일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남측위)에 따르면,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북측위)는 지난 22일 남측위로 보낸 팩스를 통해 '6·15공동선언 발표 13돌 민족공동 통일행사를 개성 또는 금강산에서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6·15공동선언 남북공동행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던 다음해인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개최됐지만, 2008년 7월 금강산관광객 피살사건이 있었던 이듬해인 2009년부터 열리지 못해왔다.

통상 금강산에 열리던 이 행사에 대해 북한이 "개성 또는 금강산에서 진행하자"며 개성을 행사 장소로 제의하기는 이례적이다.

더욱이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남북 당국 간 견해차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기에 북한이 "6·15의 소중한 전취물인 개성공업지구까지 폐쇄될 위기에 직면했다"며 개성을 행사 장소로 제의한 것은 개성공단 사태 등으로 더욱 가중된 최근 남북 간 경색국면에서 정치적인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볼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때문에 최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팩스를 전송하는 행동을 한 것과 유사한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한 관계자는 "북측의 제안은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로 보인다"며 "남측 정부와는 대화를 하지 않으면서 민간차원에서 협력할 의사를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원하는대로 남한 정부가 움직여 주지 않을 경우 이같은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개성공단 사태 등에서 남한 정부와의 입장차가 명확히 드러난 상태에서 입주기업들에게 유화적 내용의 팩스를 보내거나 공동행사개최를 제안하면서 남북간 의제에서 정부를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다른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의 그러한 전술일 가능성까지 포함해 이번 북측의 제의를 수용할 것인지 말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북측의 제의를 수용해 우리 측에 행사 참석을 허용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