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회담 샅바싸움.. 중국 시선이 변수

'先 비핵화 對 조건없는 대화' 구도 선명해져
北 6자회담 주장.. 중국에 구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서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로이터=News1 이재영 인턴기자

한미일 3국이 북한에 대해 비핵화 사전 조치를 촉구하는 반면, 북한은 일단 대화를 시작하는 입장이 비교적 명확해지면서 북미 양국이 샅바싸움에 들어간 모습이다.

북핵 회담을 바라보는 북미 양측의 시선, 조건이 크게 엇갈리면서 결국 최근 국면에서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이 어느 편에 서는지가 북핵회담 개최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현지시간)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미국 워싱턴에서 회동하고 북핵문제를 협의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2·29 합의에서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들이 이미 명시적으로 제시된 바 있다"며 "그러한 조치를 포함해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3자 회동을 마친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 지난해 북미간 '2·29 합의' 때 보다는 더욱 강한 의무가 부과돼야 한다"며 '2·29 합의 '+α'가 추가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회동에서 3국이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강조한 점을 고려했을 때 북한의 우라늄농축활동에 대한 IAEA 사찰을 염두에 둔 것이란 추측 등이 가능하지만, 일단 북한이 '최소한 2·29 합의 수준'의 사전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기준점을 제시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이 2·29 합의의 골자인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 입북 허용 등을 먼저 실행해야 회담이 가능하다는 첫 카드를 내민 것이다.

결국 한미일의 메시지는 북한이 '핵 시계'를 3차 핵실험(올 2월 12일) 이전으로 스스로 돌려놓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행동으로 보여야만 것이다.

북한의 최근 '대화 공세'는 한미일의 이러한 입장을 예측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을 방문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베이징에서 진행된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의 북중 외교당국 간 첫 전략대화에서 "조선(북한)은 유관 당사국과의 대화를 희망한다"며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떠한 형식의 각종 회담에 참가,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핵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던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6자회담을 언급한 데 이어 또다시 이같은 입장을 재차 반복한 것이다.

한미일이 2·29 합의 수준의 사전조치를 요구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데서 북한은 사실상 그 대척점에 있는 '조건없는 대화재개'라는 '원점'에서 협상을 시작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샅바싸움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는 역시 중국의 움직임에 달렸다고 보는 게 적절할 듯하다.

특히 최룡해-김계관 등 북한 핵심 인사들이 연달아 중국을 방문하며 6자회담을 와치고 있는 것은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6자회담의 의장국이자, 한반도 지역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자임하는 중국을 일단 '선(先) 대화론'에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중 전략회의에서 북측이 6자회담 등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중국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것은 눈여겨 봐야 한다"면서 중국이 결국 우선적인 6자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이 아쉽기는 우리측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이 최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등 전과 다르게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은 '선 비핵화'를 주장하는 한미일에 중국이 다가와 있는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필요성에 대해 어떤 수위에서 언급하느냐가 일단 이번 샅바싸움의 승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할 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북한 비핵화 회담의 프로세스가 남북회담에서 시작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