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지마 방북, 3각 공조에 결정적 영향은 못줄듯

일본의 독자 행동으로 한국과 미국에 앙금 남겨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이지마 이사오 일본 내각관방참여의 모습. ©AFP=News1 배상은 기자

지난 14일 전격 북한을 방문했던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일본 총리실 특명 담당 내각관방 참여(參與ㆍ자문역)가 나흘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17일 귀환했다.

북한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일 간 거리를 좁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번 방북 결과가 한미일 3각 대북공조의 근간이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높다.

이지마 참여는 지난 14일 평양에 도착해 3박 4일 동안 머무르며 김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 협상 담당 대사 등 북일관계에서 중량감있는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마 참여의 이번 방북은 특히 한국과 미국에게 적잖은 불쾌감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까지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이 이어진 상황에서 한반도 주변국들은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공동의 대응의지를 보여왔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되도록 직접적 대응을 꺼려왔던 중국마저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한미일 3각 공조를 중심으로 한 대북 공조 체제가 어느때보다 부각된 측면이 강했다.

일본 고위 정부 인사의 갑작스런 방북이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행동으로 비춰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방북에 대해 방북 직후에야 한국과 미국에 통보하는 등 동맹체제를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 점도 한미일 3각동맹에 금이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북일 간 이번 접촉에서 양측이 어떤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양국이 비슷한 셈법을 가지고 이번 북일접촉을 상당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주변국들의 제재 압박에 시달려오던 북한 입장에선 외교적 고립을 타개할 수 있는 탈출구가 필요했고,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일본 자민당 정부 입장에선 북일 간 최대 쟁점인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북핵위협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북일접촉이 일종의 정치적 이벤트일 뿐 한미일 3각 공조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수준으로 비화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양국이 모두 눈앞의 이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만든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단기적인 필요에 의해서 이번 일이 성사된 것이기 때문에 북일관계 정상화나 한미일 3국의 대북공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이 국내 선거를 의식한 차원이 크기 때문에 결국 한미일 3각 동맹을 해치는 수준으로 독자적 행동을 하긴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외교적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며, 이러한 갈등의 소지를 봉합할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결국 큰틀에서의 대북공조 체제가 흔들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측면에서 이번 일본 인사의 방북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보면, 이번 북일접촉이 한 차례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