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부르는 C형간염 유병률 지속 감소…고위험 지역은 '여기'

인구 10만 명 16.3명 발생…사망률 1.6%
부산, 전남, 경남 고위험…집중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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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지만, 지역별 격차가 여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퇴치를 위해서는 유병률 높은 고위험 지역과 함께 최근 유병률이 오르는 지역에 대한 집중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5~2022년 18년간 전국 17개 시도와 257개 시군구별 C형간염 유병률 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7일 이같이 발표했다.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CV) 감염에 의한 간질환으로, 감염자의 약 70~80%가 만성화되는 특징이 있다. 만성 C형간염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방치할 경우 20~30년에 걸쳐 15~51%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간경변증에서 간암 발생 위험도는 연간 1~5%에 달한다. 특히 간암은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50대 남성 사망원인 중 가장 높았으며, 국내 간암 원인 중 C형간염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C형 간염 유병률은 약 0.6~0.8%로 추정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조기 발견이 어려워 감염자의 상당수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내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 결과, 인구 10만 명당 한국의 C형간염 유병률은 2005년 151명에서 2022년 98명으로 연평균 2.7%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연평균 10.4%로 더욱 빠른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022년 인구 10만 명당 기준 부산이 210명으로 가장 높았고, 경남(131명), 전남(127명) 순이었다 부산, 전남, 경남이 지속해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여왔다. 반면, 충북(40명)이 가장 낮았으며, 강원(57명), 세종(58명)이 그 뒤를 이었다.

시군구별로는 경남 남해군(2005년), 충북 보은군(2006~2008년), 전북 순창군(2009~2015년, 2018~2019년), 전남 진도군(2016~2017년, 2020년), 부산 서구(2021~2022년) 등에서 해당 기간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가장 큰 유병률 감소를 한 곳은 충북 보은군으로 2005년 인구 10만 명당 361명에서 2022년 34명으로 연평균 23.7% 감소했다. 가장 큰 증가를 한 곳은 대구 군위군으로 2005년 64명에서 2022년 87명으로 연평균 3.0% 증가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으나 연령이 높을수록 유병률이 증가해 70~79세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C형간염 발생률(인구 10만 명당)은 2005년 78.3명에서 2022년 16.3명으로 많이 감소했으나, 사망률은 2005년 1.1%에서 2022년 1.6%로 증가했다.

기모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C형간염 퇴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산, 전남, 경남 등 기존에 알려진 고위험 지역과 함께 최근 유병률이 증가하는 지역에 대한 우선적인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도 지역별 위험도에 따라 선별검사와 치료 프로그램을 차별화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고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C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DAA)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C형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전파되며,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백신이나 면역글로불린이 없어, 바이러스 보유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전파경로를 차단하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공익적 암 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