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당일 투여 1상서 효능·안전성 확인”

한미약품 美 파트너사, 유방암 심포지엄서 임상1상 결과 발표
재방문 없고 입원일 줄여…환자 편의성 등 향상 기대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어썰티오 홀딩스가 미국에 판매 중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국내명 롤론티스).(어썰티오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국내명 롤론티스)이 화학항암요법 치료 후 당일 투여요법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규제 당국과의 협상 또는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한미약품 미국 파트너사 어썰티오 홀딩스는 최근 개최된 미국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SABCS 2024)에서 초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한 당일 롤베돈을 투약하는 임상 1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에 있는 의료기관 13곳에서 초기 유방암 환자 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30분이 지난 후 롤베돈을 투여받았다.

연구 결과, 호중구 수 회복 기간은 평균 1.8일로 확인됐다. 발열성 호중구감소증 발생률은 2%를 나타냈다. 발열성 호중구감소증으로 추가 입원이나 치료 등이 필요한 사례는 없었다. 새로운 안전성 이상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롤베돈은 호중구감소증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용도로 투여하는 3세대 바이오 신약이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해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리고 투여 횟수를 줄였다.

롤베돈은 국내에서 지난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2022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지난 3분기 미국에서 매출 1500만 달러(약 215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규모다.

호중구감소증은 화학항암요법을 받는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골수 억제 항암제를 투여해 백혈구 중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줄어드는 심각한 이상반응을 뜻한다. 대개 화학항암요법을 받는 환자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화학항암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하루가 지나야 롤베돈과 같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를 투여받을 수 있다. 한미약품과 어썰티오는 환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롤베돈 당일 투여요법을 연구 중이다.

롤베돈이 당일 투여요법으로 허가를 받을 시 환자들은 병원 재방문이나 입원일 추가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진은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은 환자 관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어 병원 자원 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3조 원 규모다. 암젠 '뉴라스타'가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요 약물 중 하나다. 암젠은 지난 2017년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대비해 뉴라스타 패치 제형 '뉴라스타 온프로'를 출시했다.

뉴라스타 온프로는 몸에 부착하면 약물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자동으로 투여되는 방식이다. 화학항암요법 치료를 받은 날 몸에 부착하면 다음 날 약물이 자동으로 투여되는 치료제다.

적응증 확대나 허가 변경을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임상 3상시험 데이터가 요구된다. 어썰티오가 진행한 롤베돈 당일 투여요법 연구는 1상이지만 실제로는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2상 수준으로 진행됐다.

당일 투여요법으로 롤베돈의 적응증을 확장하거나, 허가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FDA 등 규제기관과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건부로 승인될 시 실제 임상 현장에서 롤베돈을 사용하면서 축적한 데이터로 추후 정식 허가 변경이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