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토남도 피할 수 없는 '남성갱년기'…4가지 핵심 예방법은

20대 이후 서서히 감소…체형변화, 뇌기능에도 영향
스트레스, 비만 등 호르몬 감소 속도 앞당겨…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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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성호르몬에 따른 성격적 특징을 반영한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테토남'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줄임말이다. 흔히 남성 호르몬은 활력과 자신감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남성이라도 세월 앞에 예외가 없다.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면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몸과 마음의 변화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남성 호르몬의 감소는 피로감과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 강동경희대병원 이형래 비뇨의학과 교수와 함께 남성 갱년기의 증상 및 치료법을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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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호르몬, 20대 초반 정점 이후 매년 1%씩 서서히 감소

남성 갱년기는 고환에서 생성되는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신체적·심리적 변화의 시기다. 테스토스테론은 20대 초반을 정점으로 이후 매년 약 1%씩 감소하며, 50~70대에는 정상치의 30~50% 수준까지 떨어진다. 이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신체 건강과 정신 안정, 성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호르몬 수치가 지속해서 낮아지면 다양한 신체적·정서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 갱년기는 단순히 성욕 저하나 발기부전 등 성기능에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골밀도 감소와 근육량 저하되고, 체지방이 증가하면서 복부비만이 되거나 이른바 '거미형 체형'으로 변하기 쉽다. 얼굴이 갑자기 달아오르거나 땀이 많아지고, 체모가 줄며 피부가 푸석해지는 등 겉모습의 변화도 나타난다. 호르몬 저하는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무기력감, 상실감, 짜증, 불안, 예민함을 유발하고,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대사증후군 위험도↑…방치 시 몸 전체 균형까지 무너져

호르몬이 감소하면 지방 분해 능력이 떨어지면서 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지고, 골밀도 저하로 인한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도 커진다. 또한 수면장애로 인한 만성 피로가 쌓이고, 기분 저하나 의욕 상실로 정신적 불안정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있을 시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 호르몬 수치는 하루 중에도 변동이 크기 때문에 혈액 검사는 오전 7시~11시 사이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기저질환이 없는 성인 기준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ng/ml 미만이면 남성 갱년기로 진단할 수 있으며, 3.0ng/ml 이하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당뇨병, 간·갑상선 질환 등은 호르몬 감소 속도를 앞당겨 갱년기를 더 일찍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는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경구약, 바르는 연고, 비강 흡입제, 주사제 등)으로 진행되며,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에 따라 맞춰 조절할 수 있다.

4가지 핵심 예방법…'규칙적인 운동, 식사, 금연·절주, 정신관리'

남성 갱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금연·절주, 건강한 정신 관리가 필수다. 남성 호르몬은 근육세포에서 생성되므로 주 3~5회의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호르몬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식단은 단백질·비타민 D·아연·셀레늄이 풍부한 굴, 게, 장어 등 해산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또한 혈관 건강을 위해 금연을, 간 기능 유지를 위해 절주해야 한다.

이 교수는 "남성 갱년기는 단순히 호르몬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균형과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가족과의 소통과 배려를 통해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형래 비뇨의학과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5.11.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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