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무역수지 다시 적자 가능성…수출 효자 자동차마저 '흔들'
-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대중·반도체 수출 감소세 여전…8월 1~20일 35.6억달러 적자
자동차 산업 설비투자 등 감소…정부 "하반기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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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만에 적자행진을 탈출했던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불과 3개월여 만에 다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출이 11개월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반도체 부진에도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0일 수출은 278억5600만달러, 수입은 314억2100만달러로 35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이날 산업부는 8월 한달간 무역수지를 발표한다..
지난달 1~20일 실적을 보면, 수출은 전년보다 16.5% 줄었는데, 반도체(-4.7%), 석유제품(-41.7%), 컴퓨터·주변기기(-32.8%), 정밀기기(-23.4%) 등이 감소세를 견인했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에도 수출이 감소하면 11개월 연속 감소다.
대(對)중 수출이 27.5% 감소한 데 이어 일본(-9.6%), 미국(-7.2%), EU(-7.1%) 등도 줄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달에도 25.1% 감소한 바 있다. 14개월 연속 감소세로 올해 1∼7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5.9% 감소했다.
최근 중국은 부동산 개발 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부터 시작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까지 나오며 수출 회복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를 대신해 수출 효자 품목으로 거듭났던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도 관측된다.
현대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파업 분위기가 감지되고, 지난 7월 들어 자동차 관련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의 소매판매액은 5.1%, 자동차 등 운송장비의 설비투자는 22.4% 각각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설비투자는 2012년 3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인 -8.9%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도 감소했다. 지난달 1~20일 자동차 수출액은 21억1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2% 늘었다. 그러나 전월(27.9%)과 비교해 보면 증가 폭이 7.2%포인트 낮아졌다.
수입은 수출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무역수지 적자를 막지는 못했다. 전년보다 27.9% 줄어든 수입은 3대 에너지원인 원유(-37.4%), 가스(-45.2%), 석탄(-49.1%)의 하락세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승용차(-46.3%), 반도체(-25.1%) 등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하반기 무역수지 흑자 흐름이 더욱 개선되고, 4분기(10∼12월) 수출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 산업 등의 선전에 이어 9월 이후에는 반도체 업황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만큼 일반적인 수출에도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이 늘어나는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점진적 회복세에 있다"며 "9월 이후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절약 등 무역수지 흑자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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