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반도체 기업들 감원 칼바람에도 삼성·SK '인재 유치전'

삼성전자, 외부 수혈 이은 신입·경력 공채…SK하이닉스도 곧 공채
업황 반등 이전에 우수 인재 확보 차원…"인재가 곧 경쟁력"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2.17/뉴스1

반도체 혹한 속에서 인텔, 마이크론 등은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히려 인재 유치전에 나섰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재 수혈을 통해 다가오는 업황 반등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삼성 전 계열사는 지난 8일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했다. 채용규모는 약 1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 사업 비중이 큰 반도체 부문에 많은 보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DS 부문의 경우 지난달 초 공정, 설계, 소프트웨어(SW), 설비, 인프라 분야에 최근 경력 채용도 진행했다. 채용 우대 문턱도 낮췄다. 우대 기준을 '경력 4년 이상 혹은 석사 2년, 박사 학위 보유자'에서 '경력 2년 이상 혹은 석·박사 학위 취득자나 취득 예정자'로 경력기간과 학위 기준을 변경했다. 조금 더 넓은 풀에서 인재를 찾겠다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일 경북 구미 구미전자공업공고를 방문해 "젊은 기술 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기술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엔 경쟁사 출신이라도 우수 인력이라면 과감히 수혈했다. 반도체 패키징 전문가로 꼽히는 대만 TSMC의 린준청씨를 AVP사업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문 경쟁사인 애플 출신으로는 김우평 부사장이 미국 패키징솔루션센터장을 맡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이달 중 신입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우수 인재에 대한 기본적인 채용 기조는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움직임엔 우수 인재를 확보해야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 연구개발 등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만큼 우수 인재 확보는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반면 해외 반도체 기업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감원과 연봉 삭감 등 초긴축 경영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반도체 업황 둔화로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인텔은 지난해 10월 전체 인력의 20% 가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판매 비용과 운영비 등에서 30억 달러를 줄이는 등 202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게 인텔의 계획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인력의 10%를 감축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도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은 직원의 15%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법인인 ARM차이나에서도 전체 인력의 12%에 달하는 9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감축에 힘을 쏟는 사이에 우수 인재를 확보해야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반드시 업황이 반등하는 시기가 오는데 그때 인재를 찾으면 늦다"고 말했다.

ms@news1.kr

많이 본 뉴스

  1. "성범죄자 정준영 친구랑 사귀는 게 자랑?" 현아에 비난 봇물
  2. [단독] '눈물의 여왕' 김지원, 알고보니 '63억 건물의 여왕'
  3. "직원 눈치보더니"…대낮 주꾸미 비빔밥 '먹튀' 빨간옷 여성
  4. 혼인증명서·산부인과 검사지 요구한 남친…"떳떳하면 떼와"
  5. 이윤진 "딸 서울 집 출입 막은 적 없다? 이범수 입 다물라"
  6. '77세 득남' 김용건 "늦둥이, 부의 상징…돈 없으면 못 낳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