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b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시안게임] 김학범은 첫 찬스, 손흥민은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2018-09-01 23:32 송고

공유하기

한국 축구, 일본 2-1로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
손흥민 군 면제, 김학범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 향한 동력 얻어

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18.9.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대회에 참가한 이들 중 누구의 기쁨이 덜하겠냐마는, 그래도 특별한 감정이 들 이들을 꼽으라면 필드의 리더 손흥민과 김학범호의 선장 김학범 감독이다. 김학범 감독은 첫 찬스를 놓치지 않으며 다음 여정을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손흥민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살리는 감격을 누렸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2-1로 승리, 간절히 원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0분만으로는 승패를 가릴 수 없는 혈투였는데, 연장전반에 나온 이승우와 황희찬의 연속골을 묶어 연장후반에 1골을 만회한 일본을 따돌렸다.

'이로써' 이후에 붙일 수 있는 것들이 꽤 많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최초 아시안게임 2연패라는 새로운 페이지를 작성했다. 이로써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과 이승우 등 향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은 적잖은 부담이던 군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그리고, 이로써 김학범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을 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개막 전부터 손흥민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있었던 대회다. 해외언론들이 한국의 대회 과정을 계속해서 전한 것은 그만큼 손흥민의 병역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토트넘은 홈페이지로, 또 SNS로 사실상 중계방송을 했을 정도다. 외부의 관심이 컸다지만 자신의 간절함에 비할 게 아니다.

사실상 손흥민에게는 마지막 기회였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수혜를 받지 못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나라의 부름에 응해야했다. 누군가 상주상무나 아산무궁화에서 뛰는 손흥민을 이야기했으나 불가능했다. 규정상 두 팀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이미 K리그 팀에서 뛴 이력이 있어야했다.

결국 일반 군에 입대하거나 다른 형태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했는데, 어떤 식이든 그의 축구 커리어는 단절이 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도 한국 축구로서도 상상이 어려운 순간이 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어렵사리 탈출했다. 김학범 감독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김학범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8.9.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U-23 대표팀 감독으로 김학범 감독을 선임한다고 발표하면서 동시에 조건을 내걸었다. 아시안게임을 일종의 중간평가 무대로 삼겠다는 뜻이었다. 평가의 통과 기준이 우승은 아니었으나, 사실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김학범 감독도 배수진을 치고 잡은 지휘봉이다. 당시 김 감독은 "지도자는 성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올림픽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해도 아시안게임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만 둘 생각"이라면서 "그런 자신감이 없으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간 평가는 내 도전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다.

잡초처럼 모질 게 축구계에서 살아남은 실력파라지만, 심리적인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이다. 분수령이었던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 끝난 뒤 호랑이 지도자의 눈에서 물이 쏟아진 것은 그의 마음고생을 대변하던 장면이었다. 큰 고비를 넘겼다. 이변이 없는 한, 도쿄 올림픽까지 갈 수 있는 기름을 채웠다.
lastuncle@news1.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