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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고행 끝 마주한 한일 결승전… 김학범호, 공든 탑을 지켜라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2018-08-30 10: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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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축구, 9월1일 일본 상대로 2연패 도전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이승우가 선제골을 넣고 김정민에게 안기고 있다. 2018.8.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돌부리에 넘어지고 가시밭에서 긁히고 찢겨 여기저기 상처가 많다. 그 고행 끝에 드디어 정상 문턱에 다다랐다. 마지막이 보이고 이제 열매가 손에 잡힐 듯하지만 아직 모든 여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최후의 한발을 완성하지 못하면 지금까지의 환희는 한 순간 물거품 될 수 있다. 공든 탑을 지켜야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이 지난 29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 대회 2연패에 도전하게 됐다.

결승진출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면 우여곡절이고 파란만장이었다. 출발은 여유가 넘쳤다. 1차전에서 바레인을 6-0으로 대파, 모든 선수들이 활짝 웃었다. 그때 어깨에서 부담만 내려놓았어야하는데 집중력이나 책임감 등 같이 떨어진 게 많았다.

대표팀은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만나 생각지도 못한 1-2 패배를 당했다. 섣불리 로테이션을 가동한 벤치도, 안일한 플레이로 실수를 거듭한 선수들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나름 정신을 차렸을 것이라 생각했던 키르기스스탄과의 3차전도 0-1 졸전에 그치면서 팬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선수들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

주위 비난이 중요한 게 아니라 2차전 결과로 '코스'가 확 달라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대표팀은 16강에서 언제나 부담스러운 이란을, 그리고 8강에서는 우승후보 우즈베키스탄을 만나는 난코스를 타게 됐다. 이란에게 2-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한 고비 넘기나 싶었는데 후방의 버팀목인 조현우 골키퍼가 부상을 입는 악재가 또 대표팀을 괴롭혔다.

그렇게 임한 '사실상의 결승전'인 우즈베키스탄은 그야말로 혈전이었다. 대표팀은 90분 동안 난타전을 벌인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후반에 나온 황의조의 페널티킥 유도와 황희찬의 성공으로 천신만고 끝에 고비를 넘었다. 그 경기가 분수령이었다.

선수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결속력이 생겼고 이제 꼭 끝까지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배가된 모양새였다.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잘 아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만나 3-1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이제 마지막 하나의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다.

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와일드카드로 황의조를 발탁하자 '인맥축구'라는 비아냥이 있었고 아시안게임이 손흥민 군면제를 위한 대회냐는 지적도 나왔다. 송범근, 황희찬, 김민재, 이승모 등 특정 선수들이 크나큰 시련을 겪은 경기들도 있었다. 그러나 김학범호는 쓰러지지 않고 여기까지 버텼다.

그간의 어려움이 컸기에 팀은 단단해졌고 외부에서도 더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허탈하지 않도록, 끝까지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는 게 필요하다.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여기까지 왔는데 (우승)못 하면 바보다. 결승전에서도 누구하나 할 것 없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고 김학범 감독은 "지금은 이미 탈진 상태다. 하지만 정신력이 있지 않나. 마지막까지 그 정신력을 놓지 않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1%의 안일함도 버려야한다는 측면에서는, 어쩌면 마지막 상대가 일본인 게 나을 수 있다. 거센 바람이 불고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탑을 잘 쌓아왔다. 이 공든 탑을 끝까지 지켜내야 모두 웃을 수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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