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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약속 지킨 박항서…한국은 이겼고 베트남은 훌륭했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2018-08-29 20:04 송고 | 2018-08-29 20:48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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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베트남 3-1로 꺾고 결승진출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학범 감독과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포옹을 하고 있다. 2018.8.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매치업이 결정된 순간부터 큰 이슈가 됐던 한국과 베트남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은 오랜만에 팬들이 보기에 즐거운 축구였다. 한국이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는 결과가 물론 즐거웠으나 90분 내내 박진감 넘치는 공방전이 펼쳐졌다는 내용도 흐뭇했다.

손뼉이 마주쳤기에 만족할 만한 소리가 났던 경기다. 한국이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것은 자명했던 사실. 베트남이 어떤 형태를 취할 것인지가 이번 대결의 형태를 결정할 중요 요소였는데 그들도 웅크리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자신의 공언대로,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운영한 덕분에 즐거운 경기를 보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29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이승우가 2골을 넣었고 황의조는 대회 9호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아무래도 베트남이 라인을 내려 수비를 두껍게 하다 역습을 도모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게 평범한 예상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분명 한국보다는 한 수 아래고 따라서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일반적 형태인 '선 수비 후 공격'을 취할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예상이었다.

8강에서 시리아와 연장혈투를 펼쳤다는 것도 그들에게는 부담이었다. 한국 역시 연장 승부를 펼쳤으니 조건은 동일했으나 아무래도 약팀의 체력 소모가 더 크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웅크리고 있다가 틈을 엿보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은 시작부터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정상적이 아니라 적극적이었다.

사실상 맞불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손흥민과 황의조를 비롯해 이승우와 황희찬까지 해외파 공격수를 총출동시켜 초반에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보였는데도 박항서 감독은 라인을 내리지 않고 자신들이 준비한 축구를 펼쳤다. 빠른 패스로 측면까지 이동시킨 뒤 간결한 크로스로 한국 문전을 위협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연출됐다.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이승우가 팀의 세번째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18.8.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그런 과정 속에서 한국이 연이은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7분, 황희찬이 중원을 파고든 뒤 황의조에게 밀어줬다. 황의조가 박스 앞에서 베트남 수비수와 뒤엉켜 넘어지며 공이 흐른 것을 이승우가 잡아낸 뒤 왼발로 골문을 열었다.

그리고 전반 28분 와일드카드 듀오 손흥민과 황의조가 합작품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감각적으로 투입한 패스를 황의조가 쇄도하며 받아낸 뒤 찍어 차 자신의 이번 대회 9호골을 만들어냈다. 한국 선수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베트남 선수들이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준비한 축구를 만들어나가려 노력했다.

후반 초반 이승우가 3번째 골을 만들어냈을 때 사실상 승부를 갈렸다고 봐도 무방했다. 한국 선수들도 어느 정도 승리를 확신한 분위기였다. 그 안일함을 베트남이 파고들었다. 후반 20분이 지날수록 한국은 불필요한 실수나 파울이 잦아졌고 그 속에서 베트남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은 채 묵묵히 한국의 벽을 두드렸다.

그리고 후반 24분 한국 페널티에어리어 근처에서 파울을 유도해 만든 프리킥 찬스에서 쩐민브엉이 직접 골을 성공시키는 결실까지 만들어냈다. 이 득점을 포함, 후반 중반 이후 경기를 주도한 것은 베트남이었다. 한국의 위험지역 근처까지 패스를 연결하며 찬스를 만드는 일들이 적잖았다.

3골을 앞서 나갈 때, "그래도 수준 차이가 있었구나" 쉽게 판단했던 모든 이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할 정도로 베트남의 경기력은 좋았다. 추가실점이 나올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최종결과는 한국의 3-1 승리로 마무리됐으나 90분 동안 베트남 역시 훌륭했다.

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경기다 내일 한국 팬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겠다. 멋진 경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괜히 멋지게 보이려던 출사표가 아니었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은 약속을 지켰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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