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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서 이틀 만에 또 흉기 난동, 4명 부상…용의자는 15세 소년(상보)

성난 주민들, 용의자에 벽돌 등 투척하며 분노 표출
경찰 "개인적 동기…배후 없어 보여" 음모론 일축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2024-04-16 10:22 송고 | 2024-04-16 10:33 최종수정
15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서부 웨이클리 지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자 주민들이 현장에 모여 있다. 2024.04.15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15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서부 웨이클리 지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자 주민들이 현장에 모여 있다. 2024.04.15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호주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용의자가 15세 청소년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용의자가 종교적 동기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시드니 서부 아시리아 기독교 교회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가 구금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이날 예배 중인 한 교회에 침입해 마리 엠마누엘 주교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2명의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교회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박해와 전쟁을 피해 떠나온 아시리아 공동체의 중심지인 웨이클리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아시리아인은 고대 중동 지역을 통치했던 이들로, 아랍인 및 무슬림과도 구별돼 종교·민족적 소수자로서 핍박을 받아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현장이 담긴 영상에서 용의자로 추정된 사람이 "만약 그가 내 종교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내 선지자에 관해 말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엠마누엘 주교는 과거 공개 설교에서 이슬람교와 창시자 무함마드를 비난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주교를 비롯해, 범행을 말리던 교인 3명이 부상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용의자 또한 범행 당시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자, 온라인상에는 혐오 범죄 및 배후설 등 다양한 추측과 음모가 난무했다. 지역 주민들과 교인들은 진압 경찰을 뚫고 용의자에게 병이나 벽돌 등을 던지며 난동을 피우는 등 혼란이 연출됐다.

앤드류 홀랜드 뉴사우스웨일스 경찰청장 대행은 "군중이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과 그래픽 이미지에 자극받았다"며 "교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홀랜드 청장 대행은 "시위대가 병이나 벽돌 및 기타 물품을 던져 경찰차 2대와 주택 여러 채가 파손됐다"며 "한 경찰관이 금속 물체에 맞아 무릎이 비틀리고 치아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경찰 대응이 진행되는 동안 대중에게 해당 지역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주 주지사는 기독교 및 무슬림 지도자들과 함께 주민들과 교인들에게 침착함을 요구했다. 민스 주지사는 "우리는 모두에게 서로에 대한 친절과 존중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며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강하고 단결된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혼란이 커지자 호주 정보 당국은 드물게 공개 논평을 통해 용의자의 범행 동기를 밝혔다. 마이크 버제스 호주 안보정보기구(STI) 국장은 "현 단계에서는 개인의 행동으로 보인다"며 " 아직 공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연루된 다른 사람이 있다는 징후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시드니에서는 지난 13일에도 한 쇼핑몰에서 40대 남성 조엘 카우치가 쇼핑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카우치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 사살됐다.

호주는 총과 흉기를 엄격히 통제하는 나라인 만큼 이번 사건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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