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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싸움' 번진 홍준표·한동훈측 설전…진짜 이유 따로 있다

洪, 보수적통 내세우며 韓 책임론 부각…"차기 대권 경쟁자 제거"
신보수 이준석, 洪 총리 주장…총리급 '尹 아래 사람'으로 견제구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2024-04-16 09:43 송고 | 2024-04-16 15:17 최종수정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여권에서 4·10 총선 패배를 두고 때아닌 '개싸움'을 벌이고 있다. 총선 패배 책임을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하자,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홍 시장을 맞받으면서다.

이같은 신경전 배경에는 보수진영 내 차기를 둘러싼 신경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홍준표 국무총리'를 주장했는데, 이 역시 홍 시장을 향한 견제구로 평가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총선 패배 이후 연일 한 전 위원장의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 홍 시장은 SNS를 통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것인가"라며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다.

또한 "조용히 본인에게 다가올 특검에나 대처할 준비나 해라"라고 했다. 이 외에도 한 위원장을 겨냥해 셀럽, 문재인 사냥개, 셀카, 대권놀이란 표현으로 한 전 위원장을 깎아내렸다.

거듭된 비판에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홍 시장의 일련의 증상들에 대해서 제가 굳이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라며 "저건 (개통령이라는) 강형욱 씨가 답변하는 게 맞다"고 했다.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를 언급하며 홍 시장의 발언과 최근 행보를 ‘개’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자 홍 시장은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나를 개에 비유했다. 세상 오래 살다 보니 개가 사람을 비난하는 꼴도 본다"며 "분수도 모르는 개가 사람을 비난하는 것도 본다"고 맞받았다. 양측의 설전이 '개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이같은 설전의 배경에는 차기 대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있다는 분석이다. 총선 참패란 정치적 환경이 여권 내 어느 누구에게도 주도권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유력 인사들 간 신경전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시장은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고, 이보다 앞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를 지냈다.

현재는 여권의 텃밭인 대구시장을 하며 당내 세력을 다지고 있다. 보수정당의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선 영남 내 지지세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하는 메시지 중에서는 보수 위기 속 자신이 나섰던 대선 이야기도 있는데, 지지층을 향해 자신이 '보수적통'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 역시 여권의 잠룡으로 꼽힌다. 그는 총선 패배로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지만, 총선을 통해 '한동훈'이란 브랜드를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총선 패배 책임론 속에서도 한 위원장은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데 이는 여권 내에서 그를 향한 기대가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같은 신경전을 두고 홍 시장을 겨냥, "차기에 대한 고려, 경쟁자(제거를 위한) 이런 것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다만, 홍 시장은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망발"이라고 응수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젊은 층에서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 시장을 총리로 모시고 국정 상당 부분을 나눠 맡는 것도 윤 대통령에겐 방법"이라며 홍 시장을 '국무총리'로 추천한 것도 주목된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여권의 잠룡인 홍 시장을 '총리급'으로 낮추고,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의 '아래 사람'이란 이미지를 주기 위한 메시지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홍 시장은 연일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피하고 있다. 보수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되는데 이 대표가 이같은 홍 시장 전략을 비꼬았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 역시 보수계의 잠룡 중 한명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개혁신당에서는 이 대표를 '한국의 마크롱'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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