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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만에 '1380원대' 환율…물가 부채질-금리인하 발목

환율 1384원 마감…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아
"이란-이스라엘 최악 치달으면 코로나 후 강달러 최고조"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손승환 기자 | 2024-04-16 07:05 송고
(자료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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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1년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넘어서면서 국내 물가 상승률이 다시 꿈틀대고, 연 2.0% 웃돌 것으로 평가된 올해 경제 성장률도 고꾸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5.4원)보다 8.6원 오른 13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2022년 11월 8일(1384.9원) 이후 약 1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근 환율은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0년대 중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등 주요한 경제 충격이 있었던 시기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 급등 배경으로는 한·미 금리 인하 시점 차별화 가능성과 이란-이스라엘 간 충돌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심리 강화가 지목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은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사상 첫 무인기와 순항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환율 상승은 앞으로의 물가 둔화 흐름을 방해할 소지가 있다. 특히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한 고유가와 함께 영향력을 발휘할 경우 물가 둔화 흐름은 예상보다 더욱 순탄치 않을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낮아진다는 의미다. 자연스레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국내 물가를 부채질하게 된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전날 이란-이스라엘 충돌에 따른 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향후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글로벌 공급망 상황 변화 등과 그 파급 영향에 따라 국내외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도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경우 가계 실질소득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쳐 내수 부진은 지속될 수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인상률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으면 가계의 실질소득이 낮아지고 소비지출은 줄어들게 된다"며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며 "정부가 상반기에는 긴축 통화정책에 박자를 맞춰 긴축적인 재정 정책을 하고, 물가가 안정되면 하반기에 경기 침체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국내 물가 상승률은 이미 순탄치 않게 울퉁불퉁한 경로를 따라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고환율, 고유가까지 설상가상으로 겹치면 당초 오는 7~8월로 기대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추가 지연될 가능성은 보다 커진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불안이 계속돼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 환율은 1400원대 진입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 경우 국내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한은의 금리 인하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으로 유가가 추가 상승 혹은 불안 현상이 장기화한다면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금리 인하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고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 침체의 그림자, 즉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와중에 경기 침체) 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중동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달을 확률을 20%로 잡으면서 이 경우 "코로나 이후 달러화 가치 신고가 경신 속 환율 급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발생 확률 70%에 달하는 기본 시나리오에 그칠 경우는 "물가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통화정책에 미치는 직접적 충격도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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