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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OCI 통합 '결전의 날'…'모녀 대 형제' 누가 이기든 후유증 클 듯

송영숙‧임주현 측 지분 42.67% vs 임종윤‧종훈 측 40.57%
위임장 확인·표 검수 등 예민…현장 신경전 불 보듯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2024-03-28 06:00 송고 | 2024-03-28 09:38 최종수정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 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3.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 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3.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한미그룹의 경영권을 다투는 오너 일가간 표 대결이 28일 펼쳐진다. 한미사이언스(008930)와 OCI홀딩스(010060)의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이에 반대해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는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간 대결이다.

이날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는 오전 8시부터 현장 주주 참석 확인과 위임장 대리인 확인 및 접수로 시작된다. 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의결한다.
주총 의장은 신유철 한미사이언스 사외이사가 맡을 예정이며 회사측 추천 사내 이사 후보에 오른 임주현 부회장,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회장), 주주 제안으로 이사회 후보에 오른 임종윤·형제 등이 참석한다.

이날 표 대결의 핵심은 어느 쪽이 더 많은 이사회 자리를 차지하느냐다. 이사 선임 안건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OCI 측이 제시한 '신규 이사 6명 선임안'과 반대쪽인 장남 임종윤, 차남 임종훈 사장 측의 '5명 선임안'이 올라 있다.

주총으로 구성하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6인으로 기존  5인 체제에서 기타 비상무이사까지 1석 더 늘었다. 임주현 부회장, 이우현 회장과 임종윤·종훈 형제 4인은 사내이사 2석을 놓고 다투고, 나머지는 사외이사 3석, 기타 비상무이사 1석으로 경쟁한다.
특히 한미사이언스는 앞서 주총에서 이사 선임안을 일괄 상정하고, 양측이 제시한 이사 후보안이 모두 가결될 경우 다득표 순으로 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회사 측 추천 이사 대 주주제안 측 추천 이사의 각 소 의안에 대해 주주들의 찬반을 받는다.

이날까지 확인된 양측 우호 지분은 비슷한 수준이다. 한미와 OCI의 통합을 찬성하는 가족과 재단, 국민연금 등 임주현 부회장 측이 42.67%, 반대파인 임종윤·종훈 형제와 이를 지지하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이 40.56%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이날 주총은 위임장 대리인 확인부터 이사 선임안에 대한 표 검수 방식, 참관인 지정 등 양쪽의 입장이 판이하게 갈릴 수 있다. 어느 한쪽이 표 대결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양측 다 예민한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총에서 표 대결에 승리하고 OCI홀딩스와의 합병을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히려 통합 반대 측이 주총 결과에 불복해 주총의 공정성 여부에 대한 소송전 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주총 후에도 임종윤 사장 측이 주총 진행 과정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사 선임 과정에서 동시 가결 시 다득표제를 활용하기로 한 이유는 이날 주총 1호 의안으로 상정되는 이사 선임안이 가결되면, 같은 자리를 놓고 다투는 다른 이사 선임안이 표결 없이 부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이날 이사회 진입에 실패할 경우 주총 무효 소송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전날 한미사이언스 공익 법인인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가현문화재단은 2020년 8월 임성기 회장 작고 이후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인계받아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임성기 재단도 2020년 하반기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받으면서 3%를 보유 중이다.

향후 법원에서 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주총 결과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이사회 진입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단, 한미사이언스 측은 법적 문제가 없는 만큼 이러한 가처분신청이 소액주주 표심을 흔들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양측 우호 지분이 비슷한 만큼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13.64%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손에서 결과가 결정난다.

임주현 부회장은 지난 간담회에서 주총 예상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주총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한미그룹을 지키는 선택을 고민하겠다"면서 "회사를 지키고, 최대한 조직을 지키는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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