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운의 입시 컨설팅] 학생부종합 자기소개서, '자소설' 안 되려면

학생부·고교 교과서 기반으로 작성해야…구체적 사실 중심으로 기술
이화여대·숙명여대·홍대 등 자소서 폐지…2024학년도부턴 완전 폐지

(서울=뉴스1)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 | 2022-07-27 07:00 송고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 © 뉴스1

2023학년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그 보완 자료로 자기소개서를 내야하는 대학들이 있다.

서울대는 수시 지역균형전형, 일반전형, 기회균형I 모든 전형이 그에 해당한다. 공통문항인 1·2번 이외에 3번 자율문항에서 도서 2권 목록을 쓰고 선정 이유를 기술하도록 했다.

연세대는 수시 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국제형, 기회균형, 고른기회 전형 등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내야 한다. 3번 자율문항에는 지원동기와 노력한 과정을 기술한다.

반면 학생부 서류 제출 간소화 차원에서 이화여대, 숙명여대, 세종대, 인천대, 인하대, 홍익대 등은 올해 자기소개서를 폐지했다. 2024학년도 대입에서부터는 모든 대학에서 자기소개서가 폐지된다.

올해를 끝으로 대입에서 자기소개서는 사라진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는 고3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생활 전체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숨 가쁘게 달려왔던 인생을 잠시 멈추고 내일을 위해 무엇을 할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크고, 흔한 말로 '자기 소설'이 되기도 쉽다. 그런 만큼 학생부 내용과 고등학교에서 배운 교과서를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 좋다.

자기소개서는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나의 특성'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상투적인 문구나 추상적인 표현은 피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목소리로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한다.

우선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학습 경험과 활동을 떠올리며 메모해두고 이를 글의 소재로 쓰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 문항 내용을 보면, 1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본인에게 의미 있는 학습 경험과 교내 활동을 기술한다. 분량은 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다.

1번 문항은 주로 학습 경험과 비교과 활동을 통해 자신의 학업 우수성을 중점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작성한다. 학습 경험에서는 사실 자체를 나열하기보다 학습 과정에서 느낀 점과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 좋다. 어떤 동기와 목적·의지를 가지고 노력해왔는지, 그 결과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는지를 기술한다. 가능하면 학생부에 잘 나타나지 않은 내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사실을 작성한다.

2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을 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 2번 문항은 대체로 봉사활동, 자율활동을 소재로 작성한다.

3번 문항은 대학별 자율문항으로 주로 지원 동기, 진로계획 등을 기술한다. 분량은 띄어쓰기 포함 800자 이내다. 서울대 3번 문항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가장 의미 있는 영향을 줬던 중요한 책 2권을 선정하고 그 선정 이유를 기술해야 한다. 내가 선정한 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줬고 어떤 생각을 하게 했으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등을 중심으로 작성한다.

1번 문항은 학습 경험 1~2개와 교내 활동 2개 이내, 2번 문항은 봉사·자율활동 각각 1개, 3번 문항은 1·2번 이외에 활동한 사항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무난하다. 지원하는 대학과 모집단위의 커리큘럼, 졸업 후 진로 등을 참고해 작성하는 것도 좋다.

◇ 학생부에 적힌 단순 사실보다 구체적 경험·일화 중심으로 담아야

자기소개서에 정답은 없다. 다만 서울대에서는 '2017학년도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에서 자기소개서 'NG(No Good)' 사례와 이를 변형한 '우수' 사례를 싣기도 했다. 한번 참고해보자.

서울대 입학본부는 학습 경험을 기록한 자기소개서 NG 사례로 "저는 고등학교 기간 동안 교과 성적을 잘 받았습니다. 국어와 수학 과목은 모두 1등급을 받았으며 교내 독서 감상문 대회와 수학 경시대회에서 각각 금상과 은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습니다."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항은 학생부 기록을 보면 당연히 알 수 있다"며 "구체적인 경험이나 일화 등을 중심으로 사실을 전달하는 내용을 담아달라"고 조언했다.

아래는 조언을 바탕으로 입학본부가 제시한 자기소개서 변형 내용.

"학교 공부와 더불어 독서는 저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독서를 통해 저는 수업시간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문학시간에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은 황석영님의 '오래된 정원'이라는 소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읽는 내내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글을 읽어가면서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주인공 남녀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역사는 단절된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저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그 후 교내 독서 감상문 대회에서 이 책을 주제로 쓴 글이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