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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도 양극화…강남권 경쟁률 쑥↑ 타 지역 미달 속출

최근 1년새 일반고 전환한 4곳 모두 비강남권 학교
자사고 출신 서울대 합격생 44%, 강남 자사고 졸업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22-07-22 06:00 송고 | 2022-07-22 08:51 최종수정
서울 영등포구 장훈고등학교. 2022.7.2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 영등포구 장훈고등학교. 2022.7.2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1년 사이 서울에서 4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일반고 전환을 선택했다. 자사고 인기가 시들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강남 소재 자사고는 오히려 경쟁률이 증가하고 있다. 자사고 안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양상이 보인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장훈고등학교는 서울시교육청에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심의와 청문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교육부에 일반고 전환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서울에서는 약 1년 사이 4개의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게 된다. 장훈고의 일반고 전환이 마무리되면 서울의 자사고는 17곳만 남게 된다. 서울 지역 자사고는 2012년까지만 해도 27곳이나 됐지만 10년 사이 10곳이 자진해서 일반고로 전환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도입된 자율형사립고는 문재인 정부 들어 큰 위기를 겪었다. 2020년 2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2025년 3월부터 전국의 모든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도록 했다. 다양한 교육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출범했지만 입시 위주 교육으로 고교서열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 고교학점제 도입 계획 등에 따라 폐지를 결정했다.

자사고의 입지도 자연스레 축소될 것으로 보였다. 실제 2020년에 치러진 2021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의 일반전형 평균경쟁률은 1.09대 1(전국단위 하나고 제외)로 2020학년도 1.19대 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2019학년도 1.30대 1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이었다.
그러나 2022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상황이 반전했다. 서울 광역자사고의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은 1.30대 1로, 3년 만에 상승했다. 교육계에서는 2019년 재지정(운영성과) 평가에서 탈락한 서울 8개 자사고가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소송 1심 선고에서 자사고가 모두 승소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2021년 2월 배재·세화고에 이어 3월에는 숭문·신일고, 5월에는 중앙·이대부고에 이어 경희·한대부고까지, 2개 학교씩 묶어 진행된 4번의 소송에서 서울시교육청이 '4전 전패'를 당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곧바로 항소했지만 결국 2021년 1월 항소를 취하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재지정 평가에 대한 법률적 판단도 있었고, 자사고에 입학하더라도 재학 기간 중에 불이익은 없었다"며 "(2022학년도 자사고 경쟁률 상승에는) 학교의 존폐가 쉽게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강남권 자사고의 경쟁률이 크게 뛰었다. 2021학년도 일반전형 경쟁률이 1.21대 1이었던 세화고(서초구)는 2022학년도에 1.71대 1로 경쟁률이 크게 뛰었다. 현대고(강남구)도 같은 기간 일반전형 경쟁률이 1.14대 1에서 1.52대 1로 상승했다.

학령인구 감소 여파 속에서도 강남지역 자사고의 경쟁률이 유독 크게 오른 건 입시 결과와도 연결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 서울 소재 자사고는 모두 232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는데, 이 가운데 101명(43.5%)이 강남 소재 자사고 출신이었다. 

임 대표는 "자사고가 입시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며 "자사고에 가더라도 불리한 것이 없고, 오히려 정시에서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학습효과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모든 자사고의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강남권이 아닌 자사고의 경우 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도 못할 정도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2022학년도 서울 소재 자사고 입학전형에서 경쟁률 하위 6개교는 이른바 비(非)강남권 학교였다.

서울대 합격자 수도 강남권 학교와 비교해 차이가 컸다. 지역에 따라 자사고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것이다. 지난 1년 사이 자진해서 일반고로 전환한 서울지역 자사고 4곳도 모두 비강남권에 위치해 있다.

임 대표는 "자사고 설립당시와 비교해 중학교 3학년 숫자가 절반가량으로 감소했고, 학교에는 좋은 학생을 뽑을 권한도 없다. 자사고라고 하지만 정원 채우기에도 급급한 학교들도 있다"며 "자사고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강남권에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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