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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F2022] 화약고가 된 일터갈등…과로사·공정성·갑질 이슈 부각

[지수로 본 한국사회갈등] ⑤2020년 3분기 폭발…대선보다 첨예
전통적 노사갈등서 플랫폼 갈등·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확전'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22-05-25 07:00 송고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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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일터가 화약고 처럼 되어가고 있다. 일터가 복잡다양화하면서 택배기사 과로사문제, 공정성 내지 형평성 이슈, 직장내 갑질 등을 중심으로 이전에 부각되지 않던 갈등들이 예민하게 표출되고 있어서다.

모바일 및 온라인 비즈니스와 관련한 플랫폼 산업이나 프랜차이즈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일터갈등 풍경을 크게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정규직 노조파업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가 떨어진 대신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직, 점주, 자영업자 등의 파업이나 집회가 가세하며 사건의 돌발성이 커졌다.

특히 공정성 문제,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나 협력업체 파견근로자의 비극적 죽음 등 노동시장 구조와 관련한 이슈가 반응과 확산의 불꽃을 크게 튀긴다. 전근대적인 경영관습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역시 최근 일터 갈등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플랫폼도 입점업체, 관련 노동자, 전통산업 갈등, 다른 플랫폼과의 갈등이 중첩돼 있다. 배달노동자 처우 논란과 입점업체들에 대한 배달 및 중개 플랫폼의 수수료 폭식 논란, 승차공유 플랫폼과 기존 택시산업, 카카오T 같은 대리운전 호출 플랫폼과 기존 업체와 갈등, 구글같은 글로벌 플랫폼 공룡들의 인앱결제 강제 인한 소비자 손실까지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

뉴스1과 타파크로스는 우리사회 갈등을 진영·젠더·세대·불평등·일터 등 5개 유형으로 나누고 지난 2018년 1월 1일부터 올해 3월 15일까지 총 4억 5696만 개의 언급량(버즈양)을 수집, 분석했다. 직전 4개분기 평균치를 기준으로 해당분기 유형별 갈등 관련 언급량 증감과 긍정언급량 대비 부정언급량 초과유입치 증감을 토대로 각 갈등별 분기별 증감지수를 산출한 다음, 이를 시기별로 합산해 누적지수를 작성했다.(2018년=100) 일터갈등이 전체 언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다.

종합갈등지수는 다시 이들 5개 유형별 갈등지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했다. 각 갈등에 대한 사람의 참여도와 상관없이 각 갈등이 사회에서 갖는 무게나 중요성은 같다고 가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분기 갈등관련 전체 언급량이 늘수록, 부정언급량이 상대적으로 초과유입될 수록 갈등전선이 확산되고 갈등정도도 깊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아래 개요 및 산식표 참조)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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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분기 '인국공 사태' '전공의 파업'…공정성 이슈 폭발

지난 4년 동안의 일터 갈등으로 대표되는 사건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이다. 일터갈등지수는 2018년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지다 2020년 3분기 한꺼번에 71.4이 발생하며 누적지수가 155.6까지 치솟았다.

이 시기 언급량을 살펴보면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관련 논란이 가장 많았다. 직전 4개 분기 대비 언급량 유입을 기준으로 측정한 갈등심화지수가 무려 57.8에 달했다. 그만큼 언론사 뉴스기사나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언급이 많았다는 의미다. 여기다 유입된 언급량 중 부정언급량이 긍정언급량보다 더많이 유입돼서 증감지수를 71.4로 키우는 역할을 했다.

당시 언급량에 나타난 주요 키워드는 '직고용', '역차별', '인국공 사태' 등 이었다. 인국공 사태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회운영원리로서 '공정성'을 크게 훼손하는 실책으로 느끼게 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국공 사태와 함께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방침을 둘러싼 전공의들의 파업 또한 이 시기의 일터갈등에 기름을 부은 요인이다. 이와 관련한 담론에서 오고간 주요 키워드는 '국시거부', '대전협', '의사는 공공재', '공공의대' 등이었다. 코로나 19팬데믹에서 감행된 전공의 파업이라는 점에서 공분이 많았다. 반대로는 의대정원을 늘리는 예민한 이슈를 정부 여당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접근하다 전공의 반발을 크게 산 사건으로 이해됐다. 더욱이 나중에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 전공의에 데해 재시험 허용이라는 구제방침이 나오며 다시 한번 공정성 논란을 자극했다.

인국공 사태, 전공의 파업으로 한번 감도가 높아진 일터갈등은 두가지 이슈가 물러간 뒤에도 의미있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작년 4분기 이후는 여러 이슈가 발생하며 다시 증가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불신이 한번 쌓이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인국공 사태, 전공의 파업이후에도 이스타항공 구조조정 사태, 원로배우 이순재씨 매니저 갑질 논란, 택배사업장 내 연이은 과로사 발생,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담론 이슈화 등이 꼬리를 물고 등장하고 있다. 

뉴스 © News1 박지혜 기자
뉴스 © News1 박지혜 기자

◇"사회적 타협이 필요한 부분은 대화해야"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대화와 거버넌스를 이용한 갈등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노사 갈등 말고도 최근에는 플랫폼 기업과 4차 산업 기업에 따른 갈등이 많고 직장내 갑질 문제 등도 계속 누적돼 오고 있다"며 "일단은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많이 해야 하고 서로간 양보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문제를 떡 나누기 식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싸움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청년이 살면 노인이 죽어야 되고,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가 아니라 공존, 공생할 수 있는 실사구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상의 디지털 전환이 초대한 사회갈등의 현황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는 4차 산업혁명 정책 수립때 사회갈등의 검토와 조정과정을 반드시 거치토록 하고 그 과정이 잘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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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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