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해양생물 보고 '갯벌'…이제는 자연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주목

갯벌, 연간 승용차 11만대 배출 온실가스 흡수…'블루카본'에 집중
지난해 7월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해양생물다양성도 세계 최고 수준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2022-04-22 07:00 송고
세계자연유산 고창갯벌(쉐니어와 대죽도).© 뉴스1
세계자연유산 고창갯벌(쉐니어와 대죽도).© 뉴스1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갯벌은 하나의 큰 놀이터이자 다양한 해양생물을 접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었다.

이러한 갯벌도 습지 중 하나이다. 습지는 우리나라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갯벌로 이루어진 연안습지와 호수, 늪 등의 내륙습지로 구분된다. 이 중 갯벌은 오염물질 정화, 수산물 생산,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 계절에 따라 대륙을 이동하는 철새의 쉼터로서 기능을 하는데, 최근에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해 온실가스를 줄여주는 기능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 습지의 날'을 지정하고 습지보호를 위한 세계인의 약속인 '람사르협약' 채택일(1971년 2월 2일)을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7월 람사르 협약에 가입해 2002년부터 해양수산부와 환경부가 매년 번갈아 기념식을 열고 있다. 다만 기념식은 2월이 동절기인 관계로 4~5월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22일 전남 보성 벌교생태공원에서 '세계의 습지, 한국의 갯벌에서 미래를 찾다'라는 주제로 '세계 습지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해양수산부 제공)© 뉴스1

◇지난해 7월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해양생물다양성도 세계 최고 수준

지난해 12월 기준 해수부가 지정한 해양보호구역 32개소 중 습지보호구역 지정된 곳은 14개소, 면적은 1437.8㎢에 이른다.
이중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 등 5개 지자체에 걸쳐있는 4개 갯벌은 '한국의 갯벌'로 지난해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지구상의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서식지'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의 갯벌'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두 번째로 등재된 세계자연유산이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15개소의 세계유산(문화‧자연‧복합유산)을 갖게 됐다.

또 '한국의 갯벌'의 해양생물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서울대 김종성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우리나라 갯벌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이 약1000여종에 이르며, 이는 유럽 와덴해 400여종, 영국 530종, 터키 서부연안 685종, 북태평양 576종, 북극전체 2636종 등에 비해 우리나라 해양생물다양성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

여기에 2017년부터 해수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함께 진행한 조사에서는 갯벌 생태계서비스 가치가 연간 약 1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갯벌의 생태계서비스 가치 중 조절서비스와 문화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한 것으로, 탄소흡수 등 새로운 가치 발굴과 세계유산에 따른 문화서비스 가치 등이 반영돼 2013년 조사 결과에 비해 약 15조원이 늘어났다.

(해양수산부 제공)© 뉴스1
(해양수산부 제공)© 뉴스1

◇갯벌, 연간 승용차 11만대 배출 온실가스 흡수…'블루카본'에 주목

최근에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해 온실가스를 줄여주는 갯벌의 블루카본(Blue Carbon) 기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루카본은 갯벌, 잘피, 염생식물 등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한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갯벌은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이 지난해 7월 서울대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 대가 내뿜는 수준으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자연적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 단위에서 해초류, 염습지, 맹그로브를 대상으로 연안습지가 보유한 블루카본 잠재량 및 연간 온실가스 흡수량을 보고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 호주뿐이다.

해수부에서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서 갯벌, 염생식물 등 해양의 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을 통해 2050년까지 136만2000톤의 탄소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블루카본의 흡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갯벌 복원사업과 갯벌 식생복원사업으로 2050년까지 훼손된 갯벌 30㎢와 갯벌식생 660㎢를 복원하는 한편, 2030년까지 540㎢의 바다숲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환경‧탄소흡수 소재를 이용해 콘크리트 구조물 중심인 해안선을 복원하는 등 연안지역을 전면 재설계하는 '숨쉬는 해안뉴딜'도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해조류, 패류, 미세조류 등 추가적인 블루카본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윤현수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제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2021-2025)'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해수부는 '갯생명과 주민의 삶이 지속가능하게 공존하는 갯벌'이라는 비전 하에 '갯벌관리의 과학적 기반 강화, 실효적 갯벌관리 수단의 확대, 갯벌생태계 복원을 통한 탄소흡수원 확충, 갯발 생태계서비스의 활용성 증진, 갯벌관리 거버넌스 기반 확보' 등의 추진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2021.9.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윤현수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제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2021-2025)'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해수부는 '갯생명과 주민의 삶이 지속가능하게 공존하는 갯벌'이라는 비전 하에 '갯벌관리의 과학적 기반 강화, 실효적 갯벌관리 수단의 확대, 갯벌생태계 복원을 통한 탄소흡수원 확충, 갯발 생태계서비스의 활용성 증진, 갯벌관리 거버넌스 기반 확보' 등의 추진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2021.9.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지난해 '갯벌 체계적 관리 첫 틀' 미련…블루카본 통계시스템 구축·국제협력 강화

이와 함께 해수부는 '갯 생명과 주민의 삶이 지속 가능하게 공존하는 갯벌'이라는 비전 아래 △갯벌 위협요인에 대한 통합적 관리강화 △갯벌의 다양한 가치 발굴과 활용성 증진 △갯벌 복원 전주기 체계화 등을 목표로 갯벌의 체계적 관리 첫 틀인 '제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이하 제1차 기본계획)'을 지난해 9월 마련했다.

이를 통해 갯벌 복원 유형을 다양화하고 확대하는 한편, 블루카본 통계시스템 구축 및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인증을 위한 연구를 확대하고 국제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와 공동으로 부대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탄소중립을 위한 블루카본 정책대화'라는 주제로 이틀간 진행됐다.

행사는 블루카본을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대응 방안을 주요 주제로 논의됐으며, 한국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을, 인니는 맹그로브를 자국의 주요 블루카본으로 소개했다. 맹그로브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공인된 탄소흡수원으로서 미국, 인니,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용 중이다.

송상근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연안갯벌과 염생식물은 산림과 함께 국제적으로 공인된 자연 기반 온실가스 흡수원"이라며 "2050년 1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블루카본으로 흡수하고, 블루카본을 확대하기 위해 국제사회와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bsc9@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